미국, 정상회담 앞두고 '세이프가드' 압박

한·미 통상 난기류
16년 만에 한국 상대로 검토
세탁기·철강·반도체 '초비상'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한국 대표 수출기업을 상대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 등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6년간 방치돼 있던 최상위급 무역규제를 되살려낼 정도로 강경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미온적인 문재인 정부에 의도적으로 통상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경제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달 초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청원한 가정용 세탁기의 세이프가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큰 피해가 생겼을 때 해당 제품 수입을 일정 수준(규모)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다.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2001년 철강 제품이 마지막이었다.또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지난 12일 “미국 반도체 시장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대상을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반도체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상무부 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주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등 외국 기업에 불리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포스코 현대제철 등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좌동욱/이태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