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의 숨은 실세' 청와대 비서관 …'참여정부·친문·개혁성향' 공통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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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면 드러난 청와대 비서관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이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장·차관 인사 등과 맞물려 경제수석과 재정기획비서관, 통상비서관 등 일부 공석을 제외하면 청와대 비서진 인선이 90% 이상 진행됐다. 국정운영의 최정점에 있는 청와대의 ‘숨은 실세’로 통하는 비서관들이 면면을 드러냈다.
한경, 청와대 비서관 현황 심층 분석…40명 중 33명 임명·내정
한국경제신문이 16일 청와대 비서관을 조사한 결과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산하 41명 중 33명 비서관이 임명 또는 내정 단계에서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비서관은 신원조회 절차를 거쳐 조만간 정식 임명된다. 대통령 행사일정을 챙기는 행사기획비서관은 의전비서관으로 업무가 통합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40명 비서관 체제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참여 정부·친문·개혁성향’ 코드인사
청와대 비서관은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중앙부처 실장, 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맡는 일반직 공무원 1급에 해당하지만 청와대에 집결된 국정의 주요 의사결정을 틀어쥐고 있다는 점에서 1급 이상의 ‘파워실세’로 통한다. 총무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 정책기획비서관 등은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에 맞먹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2명 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 및 8명 수석과 각 부처와 현장을 발로 뛰는 행정관 사이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소통과 정보의 통로이자 각종 청와대 의사결정의 초안이 비서관들의 손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실명제’를 공언한 만큼 이들 비서관의 위상은 역대 정부에 비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비서관 인사는 지역 및 계파를 안배하는 문 대통령의 탕평인사 원칙에서 비켜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임명(내정)된 비서관의 면면을 보면 노무현 정부 출신이거나 친문(친문재인)과 개혁성향의 ‘코드’에 맞춘 인사가 대부분이다.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의 경우 이정도 총무비서관을 빼면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조한기 의전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등은 모두 노무현 정부와 친문계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비서관 중 유일하게 실장이란 명칭이 붙는 국정상황실장은 전반적인 국정상황을 24시간 점검하는 막강한 기능을 행사한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검찰과 경찰이 관할하는 사건 사고는 물론 국가정보원 및 각 부처의 정보가 이곳에 모였다. 문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내는 등 최측근 중 한 명인 윤 실장은 청와대 각종 공식행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고 있다.정책실장 산하 정책기획비서관에는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발탁됐다. 정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정무기획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정무비서관 등을 거쳤다. 정책기획비서관은 직제상 1급이지만 정책실장 산하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과 정책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는다.
‘파워실세’ 청와대 비서관은 누구
비서관은 출신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주로 정치권에 있다가 청와대에 들어와 ‘어쩌다 공무원이 됐다’는 의미의 ‘어공’과 직업공무원으로 소속 부처에서 청와대에 파견돼 정권교체에 상관없이 ‘늘 공무원’이란 의미에서 ‘늘공’으로 나뉜다. 정권 초기엔 실세 비서관은 주로 어공들 몫이다. 정권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해선 어공의 정무감각을 늘공의 행정 능력보다 높이 사기 때문이다. 직제표에서 각 수석 바로 아래 표시되는 비서관이 선임 격이다. 정무수석실의 정무기획비서관, 민정수석실의 민정비서관, 인사수석실의 인사비서관 등이다.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비서관 발탁이 눈에 띈다. 통상 국회의원은 장관급으로 통하는 만큼 1급 공무원에 임명되는 것은 ‘직급 파괴’로 받아들여진다. 재선의원 경력의 백원우 전 의원이 민정비서관에, 초선인 진성준·한병도 전 의원은 각각 정무기획비서관과 정무비서관에 포진했다. 박수현 전 의원도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대변인으로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
늘공 출신으로 비서관에 합류한 인사들도 문재인 정부의 개혁코드가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를 강행하다 좌천된 검사 출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비롯해 감사원 출신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판사 출신 김형연 법무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인사 업무를 보좌할 인사비서관과 균형인사비서관에는 김우호 전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과 신미숙 전 권미혁의원실 보좌관이 각각 내정됐다.
경제부처에서는 이호승 일자리기획비서관(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함덕순 고용노동기획관(한국노동연구원 연구실장),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채희봉 산업정책기획관(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등이 청와대에 합류했다.손성태/조미현/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