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회복' 현대로템…공모 회사채 재도전

두 차례 수요예측서 '고배'
9개월 만에 800억 발행 나서
현대로템이 9개월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다. 직전 두 차례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엔 수주 회복과 실적 개선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7일께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년물 500억원과 4년물 300억원으로 나눠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은 이르면 이달 말 시행한다.이 회사는 2015년 6월(2000억원)과 지난해 10월(1000억원)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두 차례 모두 수요예측에 들어온 매수주문 규모가 모집액보다 적었다.

2014~2015년 주력인 철도·방산·플랜트 부문의 수주 감소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불안감이 조성된 여파가 컸다. 2013년 1744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4년 66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15년엔 192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그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리고 ‘부정적’ 전망까지 붙일 만큼 신용도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하지만 그 후 수주 규모를 다시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투자심리가 차츰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2015년 약 5조4000억원이었던 현대로템의 수주잔액은 지난해 약 6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348억원)도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KB증권 등 국내 11개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2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신용평가사 세 곳은 지난달 일제히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