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에 폭염…공업용수도 말랐다

상반기 강수량 44년 만에 최저…예년의 절반
대산산업단지 '제한급수·시간제 단수' 가능성도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이 4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농 현장뿐만 아니라 산업계도 공업용수 부족으로 가뭄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과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제한 급수, 시간제 단수 등을 걱정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186.7㎜로 1973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30년간 평균치인 평년값(362.1㎜)의 절반 수준(51.56%)에 불과하다.

가뭄은 특히 경기·충남 지역에서 심각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가뭄 발생 면적이 5491㏊에 이르는 가운데 경기·충남 지역이 85%를 차지했다.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의 50% 이하로 떨어진 지역도 세종 평택 안성 화성 서산 홍성 예산 광양 고흥 등으로 일부 지역에 몰려 있다.5~6월 모내기 철에 전국 저수지가 바짝 마르면서 농민들 속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현재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1.5%로 하락했다. 전국에 사흘째 폭염까지 이어지고 있어 저수율이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산업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인 대산산업단지는 공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인근 기업들에 매일 12만t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호호 저수율은 7.8%까지 떨어졌다.

전국적인 가뭄이 단시일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가 장마전선을 한반도 남쪽으로 밀어내면서 이달 말 장마가 시작되더라도 강수량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재연/박상용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