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증권·로펌 고수들 교육 재능기부…숭실대에 '자본시장 드림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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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로 특성화고 출신 직장인 대상 강의사모펀드(PEF) 부사장, 증권사 애널리스트, 금융감독원 팀장 등 금융·투자 분야 전문가들이 교육 재능기부에 나섰다. 숭실대 금융경제학과에 입학해 뒤늦게 학업의 길로 뛰어든 고졸 직장인을 돕기 위해 ‘자본시장 드림팀’이 의기투합하면서다.
강의료 전액 기부·장학금 출연도
"금융전문가 꿈 심어줍니다"
2013년 개설된 숭실대 금융경제학과는 특성화고 재직자 특별전형 학과다. 고교 졸업 후 바로 산업 현장에 뛰어든 3년차 이상 직장인을 뽑아 교육한다.KDB생명 투자총괄 상무를 지낸 안시형 교수의 제안이 시발점이 됐다. 고졸 직장인의 사회 안착을 돕고,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금융 전문가로 키우자는 취지에 공감한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속속 겸임 교수진으로 합류하면서 드림팀이 꾸려졌다.
PEF 분야는 정한설 스틱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맡고 있다. PEF 운용 경력만 18년이 넘는 사모투자 분야 베테랑이다. 외환은행 호주은행 한국거래소 등을 거치며 외환 업무 경력을 쌓아온 홍승모 부국증권 이사는 ‘외환·파생상품과 환리스크 관리’를 강의한다.
그동안 특강 형태로 참여해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출신의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올해 교수진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는 《인구와 투자의 미래》 《환율의 미래》 《원화의 미래》 등 미래 시리즈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선정된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부장은 ‘기업평가 방법론’을 가르친다. 최원우 금융감독원 시장정보분석팀장은 ‘금융과 조세’, 조상연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금융제도와 법’,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본부장은 ‘가치 투자의 이해’ 강좌를 맡고 있다. 최수연 패러다임컨설팅 부회장은 ‘미래 리더십’, 신동준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채권투자론’, 신동국 KR연구소 대표는 ‘파생상품론’을 주제로 현장감을 살린 입체적 강의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들 겸임 교수진은 800만원가량에 달하는 연간 강의료를 전액 학과 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다. 이 중 안시형·신동국·서준식·홍승모·송인찬 겸임교수 등 다섯 명은 각각 1억원의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해 ‘숭실 아너스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멘토링제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사회생활 조언자 역할도 하고 있다.
2013년 첫 수강생을 모집할 때 이 학과 지원자는 30~40명에 불과했다. 최근 드림팀 교수진에 대한 호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 고졸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53명 모집에 215명이 지원해 약 4 대 1의 입학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일하는 이모씨는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생활이 때론 고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금융경제학과에서 공부하는 선배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