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인사 실패 따져야" vs 여당 "위원장 물러나라"…고성·삿대질 오간 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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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 퇴장…국회 이틀째 파행
"인사 검증시스템 들여다보겠다"…야3당 의원들 참석해 회의 시작
뒤늦게 참석한 여당 의원들 "정치 공세하려 판 벌였나" 항의
조국·조현옥 수석은 출석 안해

운영위는 이날 오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시작됐다. 야 3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등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을 들여다보겠다며 운영위 개최를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정치 공세를 벌인다며 회의 시작 땐 참석하지 않았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운영위를 소집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불량 인사와 관련된 것”이라며 “연이은 인사 실패를 묵과할 수 없는데 인사 검증 책임자들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민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와 강하게 항의하며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정우택 운영위원장이 “왜 늦게 와서 그러냐”고 제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위원장 내려놓으라”며 계속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발언하고 있는데 뭐 하는 것이냐”고 비난하고, 여당 의원들은 “정치 공세하려고 판을 벌여놓은 것 아니냐”고 받아치는 등 한동안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 회의는 절차도 명분도 없다”며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이 요구한다고 개회를 해선 안 되고 어려움이 있어도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열었고 야 3당이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며 “인사 참사와 부실 검증 난맥상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국회법은 상임위 소속 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회의 일정과 안건은 여야 합의로 정하는 것이 국회 관행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냉각기를 갖자고 해 놓고 운영위를 왜 열었느냐”고 따졌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것이 관례”라며 위원장 교체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은 회의 개최에 항의하며 오후 3시 모두 퇴장했다. 이후 야 3당 의원들은 한 시간 정도 회의를 더 진행하다가 끝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민정수석뿐 아니라 청와대에서 운영위에 참석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방침이라기보다는 관례”라고 말했다.
유승호/배정철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