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최후통첩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땐 금호와 거래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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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협상 진전없자 초강수…"박삼구 회장 경영권 박탈 추진"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 직후 공식 입장 자료에서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드시 박 회장 등 현 경영진 퇴진과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 측은 “채권단에 소속된 산은 등 8개 기관은 금호그룹과의 거래 관계 유지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 측은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고도 밝혔다. 박 회장 측이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한다면 더 이상 매각 절차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상표권 문제로 매각이 무산된다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날 주주협의회에선 상표권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에 대비해 더블스타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사용료를 대출금리 인하로 보전해주는 방안도 논의했다. 금호산업 측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료율을 적용하면 더블스타는 연간 90억원 규모의 사용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 비용을 금호타이어 채권(2조2000억원)에 대한 금리 인하로 보전해주는 것이다.
금호 측은 내부 논의 후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이 우선매수권 컨소시엄 구성 논의 때는 박 회장 개인 자격을 강조해 놓고 금호산업의 상표권 허용 결정에는 금호그룹 거래 재검토까지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채권단이 제시한 상표권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매각 불발 시 책임을 묻겠다는 것도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사실상 ‘경고’를 한 만큼 상표권 사용 협상에서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지은/박재원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