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락에 정유·화학주 '먹구름'…러·브 펀드 손실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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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LG화학 등 약세국제 유가 급락의 여파가 주식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장기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의 혜택을 누려온 정유·화학주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러시아·브라질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전력·항공·여행주는 상승
에쓰오일은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00원(0.42%) 떨어진 9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9.1% 하락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7.1%) GS(-7.7%) 등 주요 정유주를 비롯해 LG화학(-7.3%) 롯데케미칼(-7.0%) 등 화학주도 하락세를 보였다.정유·화학주의 약세는 국제 유가 급락 탓이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0.97달러(2.2%) 하락한 43.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23일 전고점과 비교하면 21% 떨어져 다시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 장기 저유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화학 제품값도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련 업체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준다. 부타디엔 가격은 1분기 t당 3000달러에서 85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에틸렌 MEG SM 등 다른 석유화학 제품값도 하락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학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석 달 전보다 6.5%, 석유 및 가스업종은 13.6% 하향 조정됐다. 조선업체도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어 악영향을 받는다.
국제 유가 하락은 신흥국펀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주가지수가 급락한 러시아와 브라질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각각 -8.14%와 -1.7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 넘는 수익률을 거둔 중국과 유럽펀드에 비해 크게 부진하다.그동안 유가 상승에 발목이 잡혀 작년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한국전력(1.33%) 등 유틸리티주는 강세를 보였다. 저유가 수혜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0.66%) 제주항공(0.63%) 하나투어(1.10%) 등 항공·여행주도 오름세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