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개발 '마지막 수순'

북한 로켓엔진 실험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압박용"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마지막 수순인 3단계 엔진 실험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 본토까지 갈 수 있는 ICBM 관련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외신은 22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 말을 인용, “북한이 전날 ICBM의 가장 작은 엔진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CBM은 일반적으로 3단계이며 가장 작은 엔진은 3단계 엔진을 의미한다. 폭스뉴스는 “북한이 실험한 로켓엔진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용 엔진이거나 위성 발사용 엔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우리 감시 능력을 노출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두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북한은 이미 지난달 12일 ICBM 직전 단계인 중거리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에 성공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거리가 4000~5000㎞로 추정되는 화성-12형에 들어간 엔진 3개를 한데 묶어 3단 분리 시스템을 갖추면 미국 본토까지 갈 수 있는 ICBM을 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기술을 머지않은 시기에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북한의 실험은 2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던 지난 2월12일 IRBM인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회담 중 밤늦게 긴급 성명을 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번 실험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단계 로켓이 사실상 ICBM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2단계 및 3단계 로켓 실험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며 “ICBM 3단계 실험보다 기존 미사일의 엔진 개량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