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KB, 신한 제치고 '금융 대장주' 되나

KB금융, 장중 금융업종 시가총액 1위 탈환

현대증권 인수 등 비은행 비중 확대…KB금융, 올들어 주가 29% 상승
2010년 이후 시총 1위 탈환 노려…2분기 순익도 신한금융 넘을 듯

리딩뱅크 자리 위협받는 신한금융…1위 수성 전략 놓고 고심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금융업종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올 들어 KB금융의 실적과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KB, 장중 한때 신한 추월KB금융지주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00원(0.36%) 오른 5만5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3조798억원으로 신한금융(23조1409억원)보다 610억원 적다.

이날 장중 한때 KB금융 시가총액이 신한금융을 3000억원 이상 앞지르기도 했다. 오후 들어 격차가 줄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9, 10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KB금융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10년 11월25일 이후 신한금융을 계속 밑돌았다. 이날 삼성생명 시가총액(22조9000억원)을 앞지른 뒤 신한금융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증권업계는 조만간 KB금융 시가총액이 신한금융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KB금융은 28.97%, 신한금융은 7.84% 올랐다.

올 2분기 실적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054억원으로 신한금융(6977억원)보다 많다. 2015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KB금융 순이익이 신한금융을 앞지를 것이란 관측이다.

◆리딩뱅크 ‘자존심’ 경쟁 격화KB금융이 지난해 인수한 현대증권이 2분기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증권사에 대한 보유 지분이 100%로 확대되면서 실적도 껑충 뛰었다. 보유 지분만큼 자회사 순이익을 연결기준 순이익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회사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을 100%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KB금융의 연간 기준 순이익이 기존보다 2000억~3000억원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KB손보와 KB캐피탈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85배, 0.76배로 주가가 모두 청산가치를 밑돈다. KB금융이 KB손보·KB캐피탈 주식을 청산가치보다 저렴하게 사들이면 연말까지 1450억원가량의 염가매수차익(영업외이익)을 ‘덤’으로 올릴 수 있다.수성 전략에 부심하고 있는 신한금융(회장 조용병)은 글로벌 부문에서 KB금융과의 격차를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지난 4월 베트남에서 호주계 ANZ의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현지 외국계 은행 중 1위로 올라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사세를 확장하면서 시가총액이 불어났다”며 “진정한 의미의 실적 개선은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강영연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