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더 깊어진 영세 자영업자…영업시간 늘었는데 이익은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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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경제총조사'국내 사업체(종사자 1인 이상)의 수익성이 최근 5년간 뒷걸음질쳤다. 기업이 포함된 법인 사업체보다 자영업자가 주축인 개인 사업체의 타격이 더 컸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져 영세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고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5년 경제총조사 확정 결과’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사업체의 총 매출은 5311조원으로 2010년(4332조원)보다 22.6% 증가했다. 사업체당 매출은 13억7100만원으로 2010년(12억9100만원)에 비해 6.2%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1조원에서 349조원으로 3.2%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이 8.3%에서 6.6%로 1.7%포인트 하락했다.
덩치 커졌지만 이익 뒷걸음
사업체·종사자·매출 늘었지만 조선 등 제조업 부진 여파
영업이익률 평균 1.7%P 감소…숙박·음식점은 9%P 급락
'자영업 공화국'
부가가치 낮은 업종서 경쟁
음식점·술집 좌석 2600만개, 한국 인구의 절반 넘어
영업이익률 감소는 사업체 증가로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 말 전국 사업체 수는 2010년(335만5000개)에 비해 15.5% 증가한 387만4000개에 달했다. 연평균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체 종사자는 1765만 명에서 2089만 명으로 18.4%(연평균 3.4%) 늘었다. 영업비용은 2015년 4962조원으로 2010년(3973조원)에 비해 24.9% 증가했다.
식당 좌석 인구의 절반꼴영업이익률 감소는 법인에 비해 개인 사업체에서 두드러졌다. 법인 영업이익률이 2010년 7.3%에서 2015년 5.6%로 1.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개인 사업체는 20.3%에서 15.0%로 5.3%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영업이익률 자체는 개인 사업체가 더 높았다. 소규모 사업체일수록 업주 혼자 일하거나 가족들이 무급으로 일하는 비율이 높아 인건비가 낮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개인 사업체가 많은 업종일수록 영업이익률 하락폭도 컸다. 숙박·음식점업이 22.4%에서 13.4%로 가장 많이 줄었다. 숙박업 객실 수는 이 기간 98만 실에서 111만 실로 13.4%, 음식점업 좌석 수는 2438만 개에서 2638만 개로 8.2% 증가했다. 음식점업 좌석 수가 국내 인구(약 5100만 명)의 절반을 넘는 셈이다. 이외에 광업(15.1%→9.9%) 제조업(11.3%→7.6%) 출판·영상·방송업(9.2%→6.9%) 등 대부분 업종의 수익성이 나빠졌다. 반면 전기·가스·수도(2.4%→8.9%) 부동산·임대업(8.4%→11%) 농림어업(3.6%→5.3%) 등은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길어지는 영업시간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시간은 늘어났다. 통계청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 업종을 조사한 결과 영업시간 10시간 이상인 도·소매업은 2015년 51.9%로 2010년(39.2%)보다 12.7%포인트 늘었다. 숙박·음식점업도 영업시간 10시간 이상 비율이 73.4%로 2010년(64.6%)보다 8.8%포인트 증가했다.
영세 자영업자가 늘고 임대료 절감 움직임이 일면서 매장면적은 줄어들었다. 소매업의 사업체당 매장면적은 87㎡로 2010년(93㎡)에 비해 6㎡ 줄었다. 종사자 1인당 매장면적도 38㎡에서 33㎡로 5㎡ 감소했다.
■ 경제총조사통계청이 국내 전체 산업의 구조와 경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상점 음식점 의원 등 개별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2011년 처음 조사한 이후 5년 주기로 하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인구센서스)에 빗대 ‘경제센서스’로 불린다.
임도원/황정수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