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 '단단한' 오지현, 코스 최소타 우승…5주 연속 '퀸 지현' 이어가다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선두 질주 끝에 16언더파 정상

예측 불허 살얼음판 승부,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
김지영·김민선·장은수,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14·17·18번홀 위기서 컴퓨터 퍼팅으로 파 지켜
KLPGA '지현 시대' 활짝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에서 25일 우승한 오지현(21·KB금융그룹·왼쪽 네 번째)이 우승컵과 꽃다발을 들고 대회 관계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왼쪽부터 권오영 아일랜드리조트 회장, 제종길 안산시장, 채종진 비씨카드 사장, 오지현,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수석부회장. 아일랜드CC=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오지현(21·KB금융그룹)이 2위 그룹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치고 2년 연속 ‘아일랜드 퀸’ 왕관을 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5일 경기 안산 아일랜드CC(파72·6592야드)에서는 따가운 햇살만큼이나 뜨거운 승부가 펼쳐졌다. 1타차 선두로 출발한 오지현은 무거운 압박감을 이겨내고 살얼음판 승부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쫓는 자와 지키는 자

< 2년 연속 우승컵 ‘입맞춤’ >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에서 우승한 오지현(21·KB금융그룹)이 25일 시상식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아일랜드CC=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오지현은 전날 3라운드에서 대회 코스레코드(8언더파) 타이 기록을 작성하며 김지영(21·올포유)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였던 김지영의 ‘공격 골프’와 디펜딩 챔피언 오지현의 ‘타이틀 수성’이 맞대결을 벌이게 된 것. 김해림(28·롯데)과 한 조로 출발한 이들은 전반부에 탐색전을 벌이듯 신중한 경기를 이어갔다.김해림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타수를 잃었지만 4번홀(파4),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2위 자리를 지켰다. 김지영은 4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오지현과 13언더파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가 6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밀렸다.

김지영의 공세에도 차분하게 파 행진을 이어간 오지현은 8번홀(파3)에서 3m짜리 첫 버디를 잡아내 공동 2위와의 타수 차이를 2타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단독 선두 오지현을 김지영, 김해림, 루키 장은수(19·CJ오쇼핑), 김민선(22·CJ오쇼핑) 등 4명의 공동 2위권 선수들이 뒤쫓는 양상이었다.

오지현, ‘단단한 방패’로 2연패 달성후반부에선 추격자가 바뀌었다. 올 시즌 투어에 데뷔해 생애 첫승을 노린 장은수와 일찌감치 시즌 1승을 수확한 뒤 2승을 겨냥한 김민선이 오지현에게 압박을 가했다. 김민선은 10번홀(파4)에서 13m짜리 장거리 퍼팅을 성공시키며 선두와 1타차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장은수도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2위 대열에 합류했다.

오지현은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10번홀 4m짜리 버디는 공이 컵 주변을 한 바퀴 돌아서 들어가는 행운도 따랐다. 이후 김민선과 장은수는 각각 13번홀(파4),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추격했지만 실수를 범하며 흔들렸다. 김민선은 14번홀(파4)에서 5m짜리 파 퍼팅에 실패한 뒤 1m짜리 보기 퍼트도 넣지 못해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장은수도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보기를 적어냈다.

오지현도 대회 막판으로 갈수록 샷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는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렸다. 하지만 벙커샷으로 컵 가까운 곳에 공을 붙여 타수를 지켰다. 17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로 보냈지만 4m짜리 퍼팅을 성공시키며 파로 막아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러프로 향했고, 세 번째 샷이 그린 반대쪽 러프로 굴러갔다.샷이 흔들려 더블보기를 범하면 공동 2위 그룹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지현은 웨지 샷으로 공을 컵 4m 앞에 놓아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오지현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뒤 캐디인 아버지 오충용 씨(51)와 포옹했다.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여러 기록을 새로 썼다. 아일랜드CC에서 열린 8개 대회에서 72홀 최소타(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소타 기록은 2015년 장하나(25·비씨카드)가 세운 12언더파 276타. 이 코스에서 첫 2연패 기록도 작성했다. 오지현의 우승으로 KLPGA투어는 5주 연속 ‘지현’ 이름을 가진 선수가 우승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1, 2라운드 선두로 나서며 이번 대회에서 시즌 2승을 노린 김지영은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2개를 범해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김민선, 장은수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일랜드CC=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