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기업가정신, 금융산업 판을 바꿨다

미래에셋 20년 탐구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시작은 초라했다. 전 직장 후배 여덟 명과 함께 차린 자본금 100억원짜리 벤처캐피털이 출발점이었다. 그나마 서울지역 최소 등록 요건(자본금 300억원)을 맞출 수 없어 광주광역시에 등록했다.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20년이 지나자 자본금은 13조6000억원으로, 직원은 1만1600명으로 불었다.

다음달 1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성공 스토리다. 벤처캐피털로 출발한 미래에셋은 자산운용, 증권, 생명보험, 사모펀드(PEF) 운용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자산 368조원을 굴리는 금융그룹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21위 대기업이자 세계 15개국에 27개 법인과 사무소를 둔 글로벌 투자회사로 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세기 이후 업종을 불문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곳은 미래에셋그룹이 유일할 것”이라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도전정신과 차별화 전략이 국내 금융시장 판도를 바꿔놨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대기업들이 쌓은 공고한 진입장벽을 특유의 기업가정신으로 뚫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1위 증권사이던 대우증권과 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 인수 등 국내외 금융·산업계의 판을 뒤흔든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배경이기도 하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