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 근접한 증시…대표 가치투자자들의 투자해법 "실적 좋은 중소형·내수주로 시선 돌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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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된 주식이 아직도 많다. 지금은 정보기술(IT)업종 주도의 장세지만 실적 좋은 중소형주와 내수주에도 조만간 탄력이 붙을 것이다.”
가치투자를 강조하는 한국의 대표적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 신기록 행진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꼭지에 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보다는 덜 오른 종목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가치투자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주가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에 장기투자해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등 한국의 간판급 가치투자자들로부터 황소 등에 올라탄 증시의 투자 해법을 들어봤다.◆“상승장은 이제 시작”
코스피지수는 27일 3.29포인트(0.14%) 오른 2391.95에 장을 마쳤다. 전날 기록한 최고치(2388.66)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신기록 경신이다. 장중 한때 2397.14까지 오르며 ‘2400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8% 이상 급등하며 6년간의 박스권(1800~2200)을 단숨에 뚫었다.고점이 임박했다는 우려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지만 가치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허남권 사장은 “코스피가 2400선에 근접했지만 박스권 상단 기준으로는 10% 오른 것에 불과하다”며 “상승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실적이 확연히 개선되고 배당을 확대하려는 기업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주가 상승 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며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돌파하면서 펀드와 주식을 내다 판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상승장에 동참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존 리 사장도 “인덱스펀드를 살 게 아니라면 코스피지수는 신경쓸 필요가 없는 숫자”라고 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급등한 주식을 사거나 뉴스와 소문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면서도 “주가 상승세가 IT업종에서 그치지 않고 주식시장 전반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 주도 시장에서 탈피해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24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33.79%에 달했다.◆“중소형주로 시선 돌려라”
‘가치투자의 고수’들은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존 리 사장은 “유가증권시장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주식 가운데 성장성이 높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종목들이 많다”며 “이들 주식을 쥐고 있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IT 대형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내수업종 등의 중소형주로 시선을 돌릴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멀티플(기대수익률)이 낮은 주식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허 사장도 “대형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르면서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비교적 높아졌다”며 “반면 중소형주는 아직 오르지 못한 종목이 많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주에 투자하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시장을 따라가는 전략을, 중소형주는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골라주는 액티브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박종서/하헌형/나수지 기자 cosmos@hankyung.com
가치투자를 강조하는 한국의 대표적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 신기록 행진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꼭지에 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보다는 덜 오른 종목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가치투자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주가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에 장기투자해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등 한국의 간판급 가치투자자들로부터 황소 등에 올라탄 증시의 투자 해법을 들어봤다.◆“상승장은 이제 시작”
코스피지수는 27일 3.29포인트(0.14%) 오른 2391.95에 장을 마쳤다. 전날 기록한 최고치(2388.66)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신기록 경신이다. 장중 한때 2397.14까지 오르며 ‘2400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18% 이상 급등하며 6년간의 박스권(1800~2200)을 단숨에 뚫었다.고점이 임박했다는 우려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지만 가치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허남권 사장은 “코스피가 2400선에 근접했지만 박스권 상단 기준으로는 10% 오른 것에 불과하다”며 “상승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실적이 확연히 개선되고 배당을 확대하려는 기업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주가 상승 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며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돌파하면서 펀드와 주식을 내다 판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상승장에 동참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존 리 사장도 “인덱스펀드를 살 게 아니라면 코스피지수는 신경쓸 필요가 없는 숫자”라고 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급등한 주식을 사거나 뉴스와 소문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면서도 “주가 상승세가 IT업종에서 그치지 않고 주식시장 전반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 주도 시장에서 탈피해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24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33.79%에 달했다.◆“중소형주로 시선 돌려라”
‘가치투자의 고수’들은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존 리 사장은 “유가증권시장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주식 가운데 성장성이 높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종목들이 많다”며 “이들 주식을 쥐고 있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IT 대형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내수업종 등의 중소형주로 시선을 돌릴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멀티플(기대수익률)이 낮은 주식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허 사장도 “대형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르면서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비교적 높아졌다”며 “반면 중소형주는 아직 오르지 못한 종목이 많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주에 투자하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시장을 따라가는 전략을, 중소형주는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골라주는 액티브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박종서/하헌형/나수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