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봉준호 감독의 변 "여배우 취향이 소나무라고?"

'옥주' 봉준호 감독 /사진=NEW 제공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 아역 배우 안서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봉준호 감독은 '옥자'의 친구 미자 역의 안서현에게 "미자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눈이 크고 눈빛이 강렬한 소녀"라며 "옥자와 여러가지 것들을 교감하는 장면이 중요하기에 안서현은 오디션때부터 탑 오브 더 리스트였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안서현은 '어른'이었다. 봉 감독은 "나도 모르게 내가 재롱을 떨면서 '상황이 왜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했다. 안서현은 되게 심플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한다. '올해는 이 영화야?', '저 사람이 제이크 질렌할이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안서현에게 특별한 디렉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원래 잘하는 친군데 잘하라고 하는 것 보다 여유있었으면 했다"라며 "해석도 처음부터 잘 하고 있었고 본질을 직관적으로 잘 캐치했다. 덕지덕지 얹고 싶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안서현은 그동안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여주인공들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네티즌들은 한결 같은 그의 선택에 '소나무 취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연약한 여성보다 남성보다 강한 여성을 표현할 때 느낌이 무서우면서 효과적"이라며 "작품 캐릭터에 맞다고 생각한 배우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배두나, 고아성, 안서현은 제 눈에 다 다른 느낌"이라면서도 "안서현은 배두나의 어린 시절과, 고아성의 강한 모습이 동시에 맞닿아 있다"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옥자'는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와 유전자 변형으로 거대한 괴수의 모습으로 태어난 돼지 옥자는 10년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는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해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은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는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 한다. 미자는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에는 안서현 외에도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브 연, 한국의 변희봉 등 굵직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오는 29일 동시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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