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침 한방울도 단서 된다…과학수사 감정 10년새 두 배

국과수, 작년 47만건 돌파
DNA 분석이 비중 가장 커
지난해 11월 오토바이 절도사건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힌 A씨. 오토바이에서 나온 그의 지문과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경찰은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A씨의 유전자(DNA)가 6년 전 인천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 용의자의 침 DNA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국과수는 DNA 감정 요청을 받으면 여죄를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다른 DNA와 일치 여부를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6년 전 범죄까지 해결한 것이다.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과학수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2일 국과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결과가 나온 건수는 총 47만6460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38만6918건)보다 23.1% 늘어난 수치다. 10년 전인 2007년(22만4589건)과 비교하면 배 이상으로 늘었다.감정 유형을 보면 DNA 분석이 전체의 31.9%(15만2214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혈액형 20.8% △일반독물·약물·불량식품 13.3% △마약류 10.2%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병리조직·법치의학·세균’ 감정은 전년보다 58% 급증했다. 영상분석(54%) 마약류(35%) 감정도 1년 새 급격히 늘었다.

감정 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감정 분야 인력 채용도 활발하다. 국과수는 올해 감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25명을 새로 뽑았다. 법의학 분야 14명, 유전자와 재난안전 분야 각각 4명, 약·독·마약 분야 2명, 교통사고 분석 1명 등이다. 2015년 행정자치부가 국과수의 ‘감정 역량 고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난 뒤 이뤄진 인력 보강 규모 중 최대다. 국과수는 2015년에는 15명, 2016년에는 24명을 각각 충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