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 동양메닉스 인수 추진…주차시장 '평정' 나선다

20여곳 난립한 국내 시장서 압도적 1위업체 '탄생'

대형 주차장 운영업체와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가 결합
주차장 운영 수직계열화

무인 주차관제 시스템 업체, 하반기에 추가 인수 추진
▶마켓인사이트 7월4일 오후 3시40분

AJ네트웍스 산하 주차장 운영 회사인 AJ파크가 주차설비 1위 업체 동양메닉스를 인수한다. 20개 이상의 주차 관련 업체가 난립해 있는 국내 시장에 대형 주차장 운영 업체와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가 결합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의 탄생이 예고됐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J파크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고, 추가로 보통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동양메닉스 지분 51%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AJ파크는 지난 2월 동양메닉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BW 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체 인수금액은 100억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AJ파크와 동양메닉스의 올 예상 매출은 각각 550억원과 700억원. 두 회사를 합친 매출은 1250억원에 달한다. 올 연말 6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주차시장의 20%를 점유하게 된다.AJ파크는 연내 선두권 무인 주차관제시스템 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주차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의 추가 인수합병(M&A)에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공동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차업계는 주차장 운영 업체와 주차타워 같은 기계장비를 만드는 기계식 주차설비 업체, 주차 관제시스템 업체 3개 부문으로 나뉜다.

AJ네트웍스의 100% 자회사인 AJ파크는 대형 주차장 운영 업체다.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몰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등 전국 130여 개 직영 주차장과 250여 개 무인 주차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AJ파크의 공격적인 M&A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국내외 주차장 업계의 재편 추세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GS그룹은 일본 최대 주차 프랜차이즈 파크24와 합작했고, 세계 최대 주차설비업체 아마노는 법인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4월엔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하이파킹을 인수해 주차장 운영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주차장 운영시장은 아마노코리아(올해 말 예상 매출 700억원)를 AJ파크(550억원), 하이파킹(400억원), GS파크24(300억원) 등이 추격하는 구도다.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에선 동양메닉스가 약 700억원의 매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992년 설립된 동양메닉스는 전국에 7만여 대의 기계식 주차설비를 갖추고 있다. AJ파크가 동양메닉스에 이어 추가로 주차 관제시스템 업체까지 인수하면 주차장 운영에서 설비와 관리시스템을 모두 아우르는 주차시장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주차 운영회사가 설비 업체를 계열화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성장 과정을 거쳤다”며 “한국 주차시장도 일본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상장사 7개를 포함해 9개의 대형 주차 업체가 3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위 업체인 파크24의 매출은 1996년 이후 20년간 연평균 12.6%씩 커지는 추세다.AJ파크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주력 계열사인 AJ렌터카와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차장도 프랜차이즈 업체가 관리하는 추세여서 주차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며 “도시 과밀화로 주차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동남아 등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도 큰 업종”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