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부적격자 임명 막을 필요 없어…판단은 국민 몫"

추미애와 회동…당론과 엇박자
"추경·정부조직법 심사 응해야…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
< 사시 동기생 ‘어색한 팔짱’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4일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화하던 중 “협치를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번 끼실까요”라며 홍 대표와 팔짱을 끼고 있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 24회(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4일 야권이 장관 후보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거기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를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장관 후보자가)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면 됐다. 그런 사람의 임명을 강행하면 그것은 정부 책임”이라며 “투표로 임명 여부가 결정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막아야 하고 막을 수 있지만 투표하지 않는 자리는 부적절해도 임명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임명을 강행하면)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부적절한 사람이 임명돼서 펼치는 정책은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홍 대표는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 국민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그리스처럼 나라 망하는 길”이라면서도 “그것 외에는 추경 요건에 맞으면 해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과거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일 때) 정부조직법에 손을 대려고 했지만 그건 옳지 않다”며 “야당이 그것을 막는다는 것은 별로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자신들이 맡은 정부니까 자신들 책임하에 일을 하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위배되는 짓이나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짓은 우리가 당력을 동원해 막아야 한다”며 “그 외의 것은 국민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칫 ‘발목 잡는 야당’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홍 대표 취임 전까지 한국당이 취해 온 태도와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추경 심사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