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사라진 '원자력 철근' 시장

특수철근 공급한 동국제강 난감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철근 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신고리 5·6호기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사용되는 특수 철근을 한국수력원자력에 공급하고 있다. 총 공급량은 8만9000t으로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다. 철근 공급 계약으로는 손에 꼽힐 정도로 큰 규모다. 원자력 철근은 일반 철근에 비해 t당 20만원 이상 비싼 고수익 제품으로 분류된다.원자력 철근은 지진해일 등으로 인해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수원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품질 기준을 갖춰야 공급이 가능하다. 원전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라도 내부 물질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2008년 신고리 3·4호기에도 7만5000t을 납품했다.

동국제강은 신규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기존 원전 개보수공사에도 원자력 철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라 더 이상 해당 철근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워졌다.

철강업계는 국내 원자력 철근 시장이 위축되면서 내진용 철근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내진용 철근은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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