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티몰 낙수효과'…가든파이브에 돈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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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한 달 70만명 몰려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사진)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70만 명 넘게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가든파이브는 장사가 안 돼 ‘유령 상가’ 소리를 듣던 곳이었다. 인근 상인들도 ‘현대시티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든파이브 상가 내 일반 점포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현대시티몰 주변 카드 사용액도 증가했다.
주변 카드 사용액 20% 늘어…침체됐던 일반점포에도 손님
인근 장지역 이용객 수 증가…현대백화점 "상인들과 상생 성과"
◆서울 송파 신용카드 사용액 급증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이 지난 5월26일 문을 연 뒤 주변 지역 카드 사용액이 크게 늘었다. 가든파이브가 있는 서울 송파구는 최근 한 달간 현대시티몰 매출을 뺀 신용카드 사용액(신한카드, 하나카드 합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근처 성남시 중원구와 하남시도 각각 9%와 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전국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 3.7%와 비교하면 확연히 높다.
현대시티몰 방문객 증가로 인한 낙수효과라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현대시티몰에 왔다가 주변의 다른 상점이나 식당에 들러 돈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현대시티몰이 들어선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일반 상가 방문객은 이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당초 약속했던 상인들과의 상생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도 붐비기 시작했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의 최근 한 달 이용객 수는 약 120만 명으로, 전년 동기(90만여 명)보다 22%가량 증가했다. 주말엔 이용객이 80~90% 증가한 날도 있었다.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은 개장 한 달간 23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목표액을 약 15% 초과 달성했다. 리빙용품 전문점 윌리엄스소노마 등 인기 브랜드 매장이 추가로 들어서고 있어 올해 매출 목표 220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고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신촌점은 상권 회복 상생 노력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은 ‘상인들과의 상생’을 내걸고 문을 연 쇼핑몰이다. 상인들이 ‘죽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현대백화점)에 운영을 위탁하면서 시작됐다. 현대백화점이 상인들 소유인 점포를 사용하고 매출의 일부를 떼 수수료를 주는 구조다. 구조 자체가 상인들과 상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전체 매장의 약 15%인 4만8863㎡(약 1만4800평)를 빌려 360여 개 브랜드 점포를 운영 중이다.
1㎞ 거리에 있는 ‘문정동 로데오 거리’ 상인들과의 상생도 현대백화점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판촉 행사를 로데오 상인들과 함께하고 현대시티몰 전광판에 로데오 홍보 동영상을 올린다. 간판을 ‘아울렛’이라 달지 않고 ‘시티몰’로 한 것도 로데오 상인들과 협의한 결과다. 현대시티몰에만 사람이 몰려 문정동 로데오 거리가 침체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에서도 상생 활동을 펴고 있다. 홍대, 연남동, 이태원 등 ‘젊은이들의 거리’가 바뀌자 신촌 상권은 침체기에 빠졌다. 현대백화점은 신촌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상인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신촌의 명소 ‘독수리다방’, ‘홍익문고’ 등 5곳에서 모두 도장을 받아오면 현대백화점이 사은품을 주는 이벤트 등을 시작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