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밀려 문 닫는 '청바지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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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루릴리전 파산보호 신청온라인 쇼핑에 밀린 미국의 고가 청바지 브랜드 트루릴리전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해 손실 규모 7850만달러
짐보리 등 의류업체 줄파산
트루릴리전은 5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근거해 채무상환을 잠정 유보하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이에 따라 트루릴리전의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타워브룩캐피털파트너스는 골드만삭스, 와델앤리드 등 채권단과의 협상 끝에 출자전환 방식으로 5억3500만달러 부채 중 3억5000만달러(약 4051억원)를 변제했다.
WSJ는 트루릴리전이 온라인 쇼핑, 최신 스타일을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선보이는 ‘패스트 패션’ 등 유통업계의 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한 미국 의류업체들의 전철을 밟게 됐다고 전했다.
트루릴리전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이름을 내걸고 출시하는 ‘디자이너 청바지’를 한 벌에 20만~30만원대에 판매하며 200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급속히 성장해 2013년 매출이 4억9000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매장보다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자라 H&M 등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저렴한 청바지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 판매 채널로 인력을 재배치하기 위해 30개 소매점을 닫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트루릴리전은 지난해 7850만달러 손실을 봤다. 존 에르마팅거 트루릴리전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전환을 하는 동안 완전히 문을 닫지 않기 위해 구조조정하는 것”이라고 파산보호 신청 배경을 밝혔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전환에 실패한 미국 의류업체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아메리칸어패럴과 짐보리, 퀵실버, 퍼시픽선웨어 등이 파산보호 신청 기업 명단에 올랐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