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의 글로벌 프런티어] '윈텔'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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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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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MS는 결코 PC를 만들지 않았다. PC의 핵심은 반도체칩과 소프트웨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면서 PC의 황금기를 이끌어갔다. 기술 표준을 제정하고 특허 장벽을 쌓았다. 이른바 ‘윈텔(MS의 윈도 와 인텔 반도체의 결합) 제국’을 형성했다.대부분의 전문가는 윈텔 제국이 21세기 들어서도 영원하다고 믿었다. 과점 구조 속에서 인텔의 수익을 따라올 기업이 없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인터넷 등장과 모바일 생태계는 이들 제국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이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소프트웨어와 속도가 빠른 반도체를 내놔도 소비자들은 인터넷이 더욱 잘되는 컴퓨터를 선택했다. 크롬을 개발한 구글이나 애플, 모바일 칩의 암(ARM) 등이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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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인공지능(AI)시대엔 센서와 연결된 새로운 CPU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하는 일체형 사고가 기반이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모든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역량을 결집한다. 기업 간 이합집산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구글이나 IBM이 주도하는 AI 딥러닝 시장에 MS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마존은 유통시장에서 한발짝 앞서가고 있다. NVIDIA와 같은 그래픽 반도체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모두 동분서주하지만 정작 절대 강자는 보이지 않는다. AI의 ‘포스트 윈텔’이 태어날 여명기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익에서 인텔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윈텔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