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세 조종한 도이치은행, ELS 투자자에 배상"

'증권 집단소송' 도입 12년 만에 첫 확정판결

도이치은행, 1심 패소 후 항소 포기
피해자 464명 전원 배상 혜택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시세조종으로 피해를 봤다며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증권집단소송에서 원고 측의 승소가 확정됐다. 2005년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된 이후 나온 첫 확정판결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고인 도이치은행 측은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10부(부장판사 윤성근)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도이치은행이 항소심을 포기하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 결과가 확정됐다.이번 사건의 원고는 ‘한국투자증권 부자아빠 주가연계증권 제289회’(한투289 ELS) 상품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도이치은행이 ELS 만기일인 2009년 8월 장 종료 직전 기초자산 중 하나인 국민은행 보통주를 대량으로 매도해 만기수익금 지급이 무산됐다며 피해를 배상하라는 집단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도이치은행의 국민은행 보통주 매도에 대해 시세조종 목적이 있다고 보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도이치은행은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약 12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자동으로 판결 효력을 누리게 된다. 이에 따라 이 상품에 투자했다가 만기일에 손실을 본 투자자 464명(소송 불참의사를 밝힌 경우 등 제외)이 모두 배상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