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올린 휴가일정…'빈집털이 초대장' 됐다

위치 등 무심코 흘린 개인정보
휴가철 절도범죄로 악용 '주의'
최근 이른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A씨는 집 방충망이 뜯긴 것을 발견했다. 얼마 뒤 붙잡힌 절도범은 다름 아닌 A씨의 친구 B씨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 부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휴가를 떠난다고 써놓은 걸 보고 절도를 계획했다”고 털어놨다.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SNS에 휴가 일정을 올릴 때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빈집털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서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SNS의 특성상 개인정보는 언제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경찰 관계자는 “SNS에 공개적으로 올려놓은 휴가 일정은 빈집털이 절도범에게 보내는 ‘초대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 SNS에서 같은 ID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 SNS에 올린 위치 정보, 휴가 일정 등을 조합하면 빈집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6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 중이다.

SNS에 올린 개인정보를 악용한 강력범죄도 증가세다. SNS에 올라온 외제 자동차 사진을 보고 아파트까지 따라가 강도 행각을 벌이다 3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도 작년 8월에 발생했다. 당시 범인은 피해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외제 자동차 사진과 옷가게 주소를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8월 휴가철 발생한 빈집털이 건수는 2741건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빈집털이 범죄가 30% 정도 증가한다”며 “긴 휴가로 장기간 집을 비울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