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출고 미뤄지면…애타는 현대차 코나 구매자들

주문후 출고까지 한 달 걸려
노조 파업하면 인도 시기 더 밀려나
코나 동호회, 주문 취소 고민하는 게시글도 올라와
현대자동차 코나 신차발표회 / 사진=최혁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구매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지난주 교섭 결렬을 선언, 파업 수순에 들어가면서 차량 생산과 인도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11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13~1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파업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노조는 지난해 파업을 강행하면서 회사 측에 생산 차질 14만여대와 3조원의 손실을 입혔다.현대차 노조가 또 다시 파업을 벌인다면 내수·수출용 차량의 생산 차질이 불보듯 뻔하다. 이 경우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울산1공장에서 만드는 신차 코나다. 앞서 생산효율 협의 지연으로 영업점 전시차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뒤 재차 발목이 붙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는 9영업일 동안 사전계약 대수 5012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현재 코나는 주문이 밀려 차량 인도까지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트림(세부 모델)과 옵션에 따라 두 달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파업이 시작되면 대기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소비자 인도 기간이 길어지면 자칫 시장 진입 단계에서 신차 효과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진다.한 관계자는 “지금 코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한 달가량이 소요된다”면서 “신차인 만큼 관심이 쏠려 생산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휴가철에 파업까지 겹치면 생산은 더 뒤로 밀려날 수 있다”며 “이 경우 2주 정도 연기될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소형 SUV 구매자를 놓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자동차 동호회 등에는 차량 인도에 오랜 시간이 걸리자 주문 취소를 고민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30대 남성은 “통보 받은 생산일정을 보면 사전계약을 한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약 또 다시 미뤄질 경우 다른 차량 구입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을 빨리 매듭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코나의 고객 인도 시기를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