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코드 맞추기?…자동차 보험료 줄줄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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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 빅3' 중 2곳 가세손해보험사들이 연이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고 있다. 17일 동부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1.0% 낮춘다고 발표하면서 손보업계 대형 3사 중 현대해상을 제외한 삼성화재, 동부화재 두 곳이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그 사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악사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등 중소형사도 줄줄이 자동차보험료를 떨어뜨렸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주기를 바라는 새 정부의 코드에 적극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업계 3위 동부화재도 인하동부화재는 다음달 16일부터 개인용 차량과 업무용 차량에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0.8%, 1.3% 내리기로 했다. 동부화재에 앞서 메리츠화재도 지난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0.7% 인하했다. 한화손해보험도 다음달 6일부터 1.6% 낮추기로 했다. 두 회사는 다만 인하 대상을 개인용 차량에 한정했다.
동부화재, 평균 1% 인하
메리츠화재·한화손보 등 중소형사도 잇따라 낮춰
손해율 대폭 개선되며 1분기 실적 사상 최대
이들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이유로 손해율 개선을 꼽았다. 손해율이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보사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2015년 약 88% 수준에서 지난해 83%까지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78.2%를 기록했다. 보험업계에선 78%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관련 1분기 영업이익은 90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보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새 정부가 ‘실손보험료 인하법’ 제정을 지난 6월 발표하는 등 서민 관련 보험료 인하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새 정부는 실손보험료를 낮추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자동차보험료도 낮아졌으면 하고 기대한다”며 “정권 초기에 이 같은 기대를 저버려 찍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가입자 쟁탈전 격화
손보사들의 연이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가입자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만큼 보험사로선 고객을 정기적으로 접할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통해 수익성이 좋은 운전자보험이나 재해보험, 질병보험 등을 판매할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운전자가 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만큼 가입자 수도 2000만 명을 넘는다”며 “보험료 인하로 수익이 줄더라도 이미지를 높이고 다른 상품을 팔 기회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 대형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나선 만큼 중소형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 내린 뒤 악사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 등 소형사가 곧바로 보험료 인하로 맞대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소형사는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는데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면서 우량 고객을 대거 뺏길 위기에 처했다.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싼 인터넷보험이 확산되면서 고객이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삼성화재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설계사 가입 상품은 1.7%, 온라인 상품은 3.8%로 달리 가져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