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폭락'…민스키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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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품 붕괴 단계"
일부선 "조정장세" 반론도

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한 그래프’라는 제목의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게시물은 급등 후 급락하는 자산 가격 그래프를 담고 있는데, 그 형태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 변동 그래프와 거의 비슷하다. 마치 비트코인 가격이 그래프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이다. 네티즌은 ‘이렇게 정확히 맞히다니 신기하다’ ‘거의 예언자 수준’ 등의 반응을 보였다.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정확히 예측한 이 그래프는 미국 월가에서 사용하는 거품 붕괴 모형인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다. 하이먼 민스키(1919~1996)는 평생 금융 불안정성을 연구한 미국 경제학자다. 그는 고수익을 노린 모험적 투자가 유행하면서 자산가치가 급등했다가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공황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민스키 모델은 2008년 금융위기 등 갑작스러운 자산 거품 붕괴를 설명하는 데 쓰인다.
민스키 모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거품의 정점을 지나 ‘공포’ ‘투매’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5월25일 1코인당 489만9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16일 175만원까지 떨어지면서 두 달 만에 약 65% 급락했다.
이 같은 폭락은 비트코인이 두 개로 쪼개질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거래 속도를 두 배로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인 ‘세그윗’ 도입 여부를 두고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다툼을 벌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보안업계의 한 전문가는“대체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슈를 극복하면 가격이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7일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