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BMW를 월 14만원에 빌려 준다고?

브로커로부터 대포차 사들여
남양주서 29대로 불법 렌트
유명 중고차 매매업자 검거
불법 유통된 마이바흐, BMW 등 고급 외제차를 월 14만원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중고차 매매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대포차’를 돈을 받고 임대한 혐의(자동차관리법 등 위반)로 중고차 매매업자 A씨(5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A씨에게 대포차를 공급한 브로커 B씨(46)등 12명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남양주에 마련한 차고지(사진)에서 대포차 29대를 두고 렌터카 사업을 벌였다. 차량들은 전부 고급 수입차량으로 가장 비싼 건 시가 7억원 상당의 마이바흐였다.

일반 렌터카 회사에서 빌렸다면 하루 대여료만 50만~1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차를 보증금 800만원에 월 14만원이란 싼 가격에 내놨다.

20여년간 서울 유명 중고차 시장에서 일하며 쌓은 A씨의 인맥과 명성이 영업력의 기반이 됐다. 브로커 B씨 등이 A씨에게 판 대포차는 대부분 캐피털회사 몰래 매매된 리스 차량이거나, 담보로 잡힌 뒤 채권자가 명의 이전 절차 없이 팔아버린 것으로 정상적인 경로로 유통되지 않은 물건이었다.경찰 관계자는 “A씨는 중고차업계에서 대포차 등 문제 차량을 잡음 없이 해결해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며 “수억원에 달하는 외제차를 2000만~3000만원대에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월 14만원’의 비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탓에 영업은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이뤄졌다. 대부분 고객은 외제차를 타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 여력이 없는 20~30대 남성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A씨의 부당 이득은 4000만원 선이다. 경찰은 A씨가 평소 대포차 매매·임대 기록을 장부로 남겨두지 않아 부당이득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