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 심폐소생술 교육…한국다이이찌산쿄의 '진심캠페인'

전직원이 CPR 강사 자격
초등학교 방문해 시범교육

"심혈관계 치료제 기업에게 딱 걸맞은 사회공헌이죠"
한국다이이찌산쿄 제공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서울북가좌초 대강당.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기 위해 북가좌초 5학년 학생들이 두세 명씩 짝지어 강사와 한 조를 이뤘다. 각 조에는 교육용 마네킹과 자동심장충격기(AED)가 하나씩 놓였다.

학생들은 끊임없이 궁금한 점을 물었고 강사는 빠짐없이 답했다. “인공호흡도 꼭 해야 해요?” 인공호흡법을 배우는 차례가 되자 한 여학생이 부끄러운 듯 강사에게 물었다. “가슴 누르는 것만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인공호흡은 꼭 하지 않아도 돼요.” 이날 강사로 나선 한국다이이찌산쿄 제2영업부 소속 조윤진 사원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학생들은 강사의 시범이 끝나기가 무섭게 먼저 따라해보겠다며 앞다퉈 달려들었다. 서로 자세가 틀렸다며 고쳐주기도 했다. 너무 열중한 나머지 코피를 흘리는 아이도 있었다.

이날 서울북가좌초 대강당에서는 5학년 학생 268명을 대상으로 CPR 교육이 이뤄졌다. 교육을 맡은 60여 명의 강사는 조씨의 직장 동료인 한국다이이찌산쿄 임직원이었다. 교육은 같은 시간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안평초에서도 이뤄졌다. 이날 두 초등학교를 찾아 CPR 교육에 나선 한국다이이찌산쿄 임직원은 모두 122명이었다. 이 회사의 전체 임직원이 나선 것이다. 577명의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교육은 학교마다 1시간20분에 걸쳐 두 차례씩 진행됐다.

임직원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CPR을 교육하는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사회공헌활동 ‘진심 캠페인’은 이날이 두 번째였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이후 연례행사가 됐다. 이날은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사진)도 강사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심혈관계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이라며 “관련 분야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던 중 국내에서 CPR을 교육할 만한 여건이 열악하다는 걸 알고 진심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약으로 심장을 치료하고, CPR로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는 점에서 회사의 지향점과 사회공헌활동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CPR 교육에 필요한 강사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지원하고 있다.진심 캠페인은 임직원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122명 직원 전원은 대한심폐소생학회에서 주는 CPR 강사 자격증을 땄다. 각자가 나흘간 교육을 받고 필기시험과 실기시험도 통과해야 했다. 마케팅부에 근무하는 김준영 대리는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받을 때는 ‘내가 과연 위급한 상황에서 배운 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강사로서 직접 가르치면서 보람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진심 캠페인은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 벌써 입소문이 났다. 교육받을 초등학교를 섭외하는 지역 보건소들은 신청 학교가 많아 애를 먹을 정도다. 지난해와 올해 진심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에게 CPR 교육을 한 서울북가좌초는 내년에도 교육을 하려고 지역 보건소에 신청서를 냈다. 임지선 한국다이이찌산쿄 경영추진팀 과장은 “진심 캠페인은 앞으로도 매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