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귀족노조 성토장 된 '중견기업인의 날'

이낙연 "대기업 과잉주도 폐해"…강호갑 "대기업 노조 때문에 협력사 고사"

우수중견기업인 31명 훈·포장
금탑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철탑 안윤수 신성이엔지 사장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중견기업의 날’ 행사에서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대표(오른쪽)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가운데는 엄 대표의 어머니 이숙연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대한민국 경제는 대기업의 기여를 인정하더라도 대기업 과잉 주도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작은 기업은 자금·인력·기술·판로 등 많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시달린다”며 “정부는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조성,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공정경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 과감한 혁신, 중견기업이 이끌겠습니다’란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는 이 총리를 비롯해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등 정부 부처와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중견기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강 회장은 “대기업 노조의 터무니없는 요구와 파업으로 수많은 협력회사가 고사 직전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이념인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이들의 특권도 예외 없이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때문에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잃고 국내에서는 소득 불공평 분배가 심화됐다”며 “이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 지출을 강요하는 커다란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 중견기업의 노고를 위로하고 우수 중견기업인 등 31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했다.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대표는 자동차 와이어링 부품업계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16년간 매출을 52배 성장시켜 세계 6위에 오른 점을 평가받았다.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안윤수 신성이엔지 사장은 국내 최초로 반도체 클린룸 장비를 국산화했으며, 산업포장을 받은 조용택 대한해운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해 2년간 3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견기업은 2016년 총 3558개로 한국 전체 기업의 0.1%에 불과하나 수출액의 17.5%, 고용의 5.5%, 매출의 17.3%를 책임지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