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화장품은 '주춤'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 내 후 매장. (자료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 채널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음료 부문의 성장 덕에 전체적으로는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 2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78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487억원으로 2.7% 줄었다.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면세점 채널 매출이 전년보다 26%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보다 66.4% 급감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중국 관광객 225만명으로 41%나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는 생활용품까지 이어졌다. 생활용품사업의 2분기 매출은 3732억원으로 0.1% 감소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윤고 샴푸의 매출이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LG생활건강 측은 국내 백화점과 방문판매 매출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의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밝혔다.음료사업은 고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28.1% 증가했고 매출도 3757억원으로 4.3% 늘었다. 씨그램, 토레타, 갈아만든 배 등 비탄산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음료사업의 성장세 덕에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3조130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924억원으로 7.3% 늘었다.

LG생활건강은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사드 여파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짰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도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숨과 후 같은 고가 브랜드의 인기로 중국 현지 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75% 증가했다"며 "생활용품도 오가니스트, 온더바디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