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 '죠·크·박 아이스' '거꾸로 수박바'…역발상으로 만든 빙과류 대박 행진

롯데제과

'죠·크·박 아이스'
장수 아이스크림 패키지 제품
손으로 주물러 먹는 치어팩 포장
출시 50일 만에 1000만개 판매

'거꾸로 수박바'
녹색 부분 10%→90%로 바꿔
하루 13만개 이상 팔리기도
SNS서 패러디 사진 쏟아져
롯데제과가 여름 빙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수 제품을 재해석한 제품이 잇따라 히트 상품 대열에 오르면서 침체된 빙과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죠·크·박 아이스’는 출시 50일 만에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1000만 개를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30억원. 이를 일렬로 늘어 놓으면 약 1800㎞에 달한다.죠·크·박 아이스는 롯데제과가 장수 아이스크림을 재해석해 새로운 패키지로 내놓은 제품이다. 1980년대 출시된 죠스바(1983년), 스크류바(1985년), 수박바(1986년)의 한 글자씩을 따 이름지었다. 이들 신제품 3종은 맛과 향이 기존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와 같다. 패키지는 손으로 주물러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치어팩’ 포장을 택했다.

죠·크·박 아이스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1일부터 20일까지 700만 개가 팔려나갔다. 하루 평균 35만 개씩 팔려나간 셈이다. 야외에서도 오랫동안 냉기를 보존해 차갑게 즐길 수 있다. 적당히 녹았을 때 음료처럼 마실 수 있고, 마개가 있어 먹다 남길 경우 다시 보관할 수도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어린이들이 먹기 편하고 친근하면서 새롭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죠·크·박 아이스 외에도 발상의 전환을 한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떠먹는 타입의 ‘죠스통’ ‘수박통’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7월 중순까지 약 45만 개(약 11억원어치)가 판매됐다. 기존 아이스크림바 형태에서 대용량으로 바꾸자 가정용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거꾸로 수박바’도 입소문을 타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박바는 롯데제과가 1986년 출시한 장수 아이스크림이다. 쪼갠 수박 모양을 본떠 만든 이 아이스크림은 빨간색(과육) 부분이 90% 정도, 녹색(껍질) 부분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빨간 부분은 멜론과 수박의 단맛이, 녹색 부분은 딸기향의 상큼한 단맛이 특징이다. 녹색 부분이 더 맛있다고 느낀 소비자들은 오래 전부터 “녹색 껍질 부분의 양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롯데제과는 출시 31년 만에 편의점 CU와 손잡고 수박바를 새롭게 바꿔 내놨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접근을 하자’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 10%인 녹색 부분을 위로 올려 90%로 만들고, 빨간색 부분을 10%로 줄여 아래로 넣었다. 위 아래를 뒤바꾼 것. 지난달 29일 출시 첫날 약 2000개가 팔려나갔고, 10일째인 이달 8일 하루에 13만 개 이상 팔렸다. 10일간 누적 판매량은 100만 개에 달했다. 1초에 1개가량 팔린 셈이다. CU에서 7월 빙과류 제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거꾸로 수박바는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식 후기가 올라왔고 제품을 패러디한 사진도 꾸준히 게재됐다.

특히 유년기에 수박바를 즐겨 먹던 30~40대, 연예인들이 인증샷을 올리면서 마케팅 효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수박바를 즐겨 먹던 마니아층은 ‘내가 생각하는 수박바의 황금비율’을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패러디 창작물을 온라인에 올려왔다. 줄무늬 수박바, 땅따먹기형 수박바, 50 대 50 수박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수박바는 왕수박바, 통에 담긴 수박바, 수박바 젤리 등으로도 판매 중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장수 제품이기 때문에 ‘추억의 맛’을 떠올리며 호기심 반, 그리움 반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일부 소비자는 진짜 원하던 맛이 드디어 실화가 됐다는 등의 반응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수박바가 인기를 끌자 원조 수박바 매출도 40% 이상 늘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또 다른 변신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