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Fed 의장 상위 후보는 게리 콘"

"나는 금리 낮은 걸 보는 게 좋다" 옐런 연임도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 중앙은행(Fed) 의장에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강력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내년 2월 4년 임기가 만료되는 옐런 의장을 연임시킬 수도, 콘 위원장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며 “콘 위원장이 상위 후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이 “일을 잘하고 있고 존경한다”며 “한 번 더 4년 임기를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26년간 근무한 콘 위원장을 Fed 의장으로 앉힐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콘 위원장을 가리키며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그도 Fed 의장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는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가장 강력한 차기 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NEC 위원장직에 집중하겠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중립성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냈다. 옐런 의장을 좋아하는 이유로 “나는 금리가 낮은 걸 보는 게 좋고, 그는 역사적인 저금리를 주도해 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차기 Fed 의장이 누가 되든 저금리 정책을 쓰길 원한다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 후보가 2~3명 더 있다고 했지만 누구라고 밝히진 않았다.

WSJ는 Fed 의장의 4년 임기 만료 시점은 항상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1년 뒤에 돌아오게 돼 있다며 지금까지는 거의 대부분 새 대통령이 Fed 의장을 연임시켰다고 전했다. 새 대통령이 Fed 의장을 갈아치운 것은 1978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윌리엄 밀러를 아서 번즈로 교체한 것이 마지막이다. 옐런이 연임되지 않는다면 40년 만에 전통이 깨지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Fed 이사진에 자기 사람을 앉히고 있다. 랜들 퀄스 전 재무부 차관을 이달 초 Fed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으로 선임했으며, 경제학자 마빈 굿프렌드 등 2명을 현재 비어 있는 Fed 이사 자리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