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자동차·화장품 실적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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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아모레퍼시픽 2분기 순이익 반토막 '쇼크'현대자동차와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이 1년 전의 반 토막으로 추락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자동차와 화장품업계의 고전이 예견되긴 했지만 이 정도의 실적 충격이 닥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현지 부품 공급망과 유통망이 흔들릴 정도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 2분기(4~6월) 매출 24조3080억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3445억원, 9136억원을 거뒀다고 26일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7%, 48.2% 급감했다.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00억원이나 줄었다. 순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현지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지분율 50%)의 실적 악화로 지분법 평가이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을 일으키던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화장품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 1조4130억원과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각각 17.8%, 57.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467억원에서 999억원으로 59.5%나 급감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매출 타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다른 업종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 개입으로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64%나 급감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도 뚝 떨어졌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매장 99개 중 87개는 문을 닫았다.
장창민/민지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