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한국 수출 일시 부진, 내수 '낙수효과' 기대"

"한국경제, 정책보다는 글로벌 경기회복 영향 더 크게 받을 것"

올해 2분기 한국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다시 0%대로 떨어졌지만 글로벌 경기의 전반적인 회복으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민간부문, 내수로도 '낙수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이 나왔다.모건스탠리는 27일 '2분기 GDP가 성장동력의 변화를 보여주다'(2Q17 GDP Shows Changing Growth Drivers)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2분기 GDP는 수출이 잠시 부진한 사이 내수가 상당히 개선됐음을 보여줬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개선되고 이 효과가 민간부문과 국내 수요에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386조5천652억원으로 1분기보다 0.6% 늘었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성장률은 2015년 이후 0%를 유지하다 지난 1분기 1.1%로 상승했지만, 곧장 0%대로 다시 내려왔다.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7%로 모건스탠리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데이 탄(Deyi Tan)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탄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무역 회복세로 한국의 수출 물량과 가치가 회복되고 있다"며 "2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올해와 내년의 수출 물량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했다.그는 "수출 이익 회복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의 증가를 둔화시키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내수가 좋아질 것"이라며 "이미 작년부터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됐던 추가경정예산(추경), 재벌 개혁, 최저임금 등의 조치와 관련해 "한국의 재정정책이 보수적인 데다 국회가 분열돼 빠른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탄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등 재벌 개혁은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되지만 개편의 결과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최적은 아닌(less optimal)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그는 "정부 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는 정책보다는 글로벌 요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