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 금융지주] 핀테크 선점 나선 하나금융, 디지털·글로벌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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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은 2015년 9월 KEB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며 빠르게 통합을 이뤄냈다. 합병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 7900억원이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30.5% 증가한 1조310억원으로 늘었다. 자산건전성도 크게 개선했다. 상반기 말 기준 하나금융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8%, 연체율은 0.46%로 전 분기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
통합 멤버십 ‘하나멤버스’ 통해 비대면 은행·카드 상품 판매
외환은행과 시너지 효과 확대
글로벌 사업 다변화 나서
외환은행 인수 이후 ‘후유증’을 회복한 하나금융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점 전략으로 내세우며 국내 금융시장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하나멤버스’ 앞세워 핀테크 선점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이익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핵심은 하나금융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인 하나멤버스에 있다. 하나멤버스는 미용·서적·커피·음악·영화·쇼핑 등 570개 회사와 제휴해 회원에게 다양한 우대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는 상반기 1000만 명을 넘어섰다.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를 통해 비대면 은행·카드 상품 판매도 적극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은행·저축은행·캐피탈 등 모든 계열사 대출상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통합 모바일 대출서비스 ‘하나멤버스론’을 선보였다.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를 단순한 금융회사 멤버십이 아니라 신개념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키워나간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EB하나은행도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로그인·공인인증 절차 없이 송금할 수 있는 문자·음성인식·채팅 기반의 ‘텍스트뱅킹’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중순에는 텍스트뱅킹에서 한 단계 수준을 높인 인공지능 기반의 ‘HAI banking(하이 뱅킹)’ 서비스를 내놨다. 하이뱅킹은 텍스트뱅킹이 제공하던 단순 계좌조회·간편송금 등을 넘어 환율 조회나 금융상품 추천 등 더 넓은 영역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계좌 개설 등을 위한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도 대대적으로 간소화했다. 기존에 10분 이상 걸리던 인증시간을, 간편한 인증 절차를 통해 5분가량으로 단축했다.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사이트 등에서 실행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KEB하나은행은 이 같은 비대면 인증 절차를 토대로 올초 비대면 대출 신청 등을 할 수 있는 ‘모바일브랜치’를 선보였다. 앱을 설치하거나 공인인증서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40세대를 겨냥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셀프서비스’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145개 네트워크…해외 진출 박차
하나금융은 해외 영토를 확 늘렸다. 외환은행과의 합병 이후 KEB하나은행의 해외 진출 국가는 지난달 말 기준 24개국, 네트워크(법인·사무소·지점 등)는 145개로 대폭 늘었다.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큰 규모다. 성장세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전체 은행 이익 중에서는 21%의 비중을 차지한다.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 인도네시아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55.6% 증가한 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현지 직원 비율 99.07%, 현지 고객 비율 89.98%를 달성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경기침체 및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작년에 다소 부진했던 중국법인도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순이익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59% 늘었다.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인도 구르가온 지점 및 멕시코 현지법인 개설을 위한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글로벌사업의 다변화’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전통적 방식의 해외 직접 진출을 유지하는 한편 수익성 높은 지분투자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목표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부터 성장성 높은 아시아 금융회사 투자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얻고 있다. 2015년 4월 중민국제융자리스의 지분 25%를 취득해 중국 리스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싱가포르 ‘중민국제’에 9.09%의 지분을 투자하며 현지 재보험시장에 진입했으며 올 3월엔 ‘베이징랑자 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에 25%의 지분투자를 통해 한국 은행 최초로 중국 자산관리 시장에 진출했다.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선진국보다 성장성 및 수익성이 양호한 데다 지분투자를 활용하면 단독 진출에 비해 위험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소액대출·리스·소비자금융 등 아시아 곳곳의 비은행 금융회사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