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견제 들어간 시중은행

카카오뱅크발 '금융 빅뱅'

모바일 대출한도 늘리고 앱 서비스 편의성 높여
카카오뱅크가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모으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카카오뱅크 견제에 본격 나섰다. 당장 모바일 대출상품의 한도를 높이는 동시에 금리를 낮추고, 소비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응용프로그램)도 개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출시한 1억원 한도의 ‘S드림 신용대출’의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으로 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기존 은행들의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는 지난해 대부분 5000만원 이하에서 책정됐지만 올 들어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는 1억~1억5000만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가장 높은 한도를 적용하는 모바일 상품은 국민은행의 ‘KB와이즈 직장인대출’과 KEB하나은행의 ‘프리미엄 직장인론’이다. 둘 다 1억5000만원이다.

은행들은 우대금리 조건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도 낮추고 있다. 직장인 신용대출 기준으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신한은행의 S드림 신용대출은 최저가 연 2.4% 수준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대출 우대금리 폭이 1~2년 전보다 두 배가량 커지면서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K뱅크와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위한 앱 개편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앱을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중 하나멤버스의 유저인터페이스(UI)에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키로 했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메뉴를 우선 배치함으로써 자주 쓰는 메뉴를 더욱 편리하게 클릭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S뱅크와 써니뱅크 등 수개의 앱으로 분리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원(One) 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도 계좌조회 및 생활밀착서비스를 강화한 올원뱅크 2.0을 다음달 출시한다. 농협은행이라는 특성에 맞춰 50·60대 전용 경조금 서비스, 골드바 구매, 귀농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담았다.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집중 전략을 발표한 한국씨티은행은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뉴 씨티 인터넷’을 지난달 출시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