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선임으로 WTO 상소위원 포기…국익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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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중요 현안…김 본부장이 적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주역'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 새 정부의 첫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됐지만, 이로 인해 세계무역기구(WTO) 내 우리나라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김현종 본부장이 이번 인선으로 인해 현재 맡은 WTO 상소기구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통상 분야 국익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WTO 상소기구는 WTO 분쟁의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다.
이 기구 내 위원 7명은 WTO 분쟁에서 최고 판단자 역할을 한다.이 때문에 WTO 상소기구 위원은 국제 통상 분야에서 최고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는다.
공석이 생길 때마다 각 국이 자국 위원을 배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자리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장승화 서울대 교수가 1차 임기(4년)를 마치고 물러난 뒤 상소기구 위원으로 뽑혔다.상소기구 위원은 관례적으로 연임하지만 당시 미국이 WTO 상소기구의 세탁기 반덤핑 분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장 교수의 연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장 교수의 공석을 포함해 2명의 위원을 뽑는 선출 절차에서 일본, 호주, 대만, 네팔 등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임됐다.
산업부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주제네바 대표부 등 재외공관까지 나서서 후방에서 지원했다.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자 무역체제를 옹호하려는 다른 나라도 물밑에서 김 본부장의 선출을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각계의 노력 끝에 김 본부장이 상소기구 위원으로 선출되자 '한국이 통상 외교 분야에서 쾌거를 거뒀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이처럼 어렵게 따낸 상소기구 위원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물론 통상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김 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협상 등 향후 민감한 통상 현안을 잘 처리할 적임자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경우 아까운 상소기구 위원 자리를 완전히 날릴 처지가 된 것이다.
통상 전문가는 "어렵사리 얻은 자리를 이렇게 포기한 만큼 다른 나라의 시선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다른 후보를 내더라도 공석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김 본부장의 위원 임기도 아직 많이 남았고 앞으로 WTO 제소도 줄줄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대목에서 우리가 중요한 자리를 포기한다는 점이 무척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상소위원은 국적에 따라 정하는게 아니라 어떤 특정인이 해당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하는 자질을 따져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김 본부장이 빠진다고 해서 우리가 갖는 추천권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통상 관련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누구든지 추후 다시 선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우리나라가 지금 당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가 한미 FTA 개정협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애초 FTA 협상 타결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김 본부장이 가장 적임이라고 봐서 기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WTO 상소기구 위원 사직 후 90일 전에는 정부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한 WTO 규정 위배 여부와 관련해서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그 규정의 취지는 해당 위원이 맡은 소송을 같은 기간에 마무리하게 하기 위한 취지로, 소송을 더 맡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주역'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 새 정부의 첫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됐지만, 이로 인해 세계무역기구(WTO) 내 우리나라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김현종 본부장이 이번 인선으로 인해 현재 맡은 WTO 상소기구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통상 분야 국익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WTO 상소기구는 WTO 분쟁의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다.
이 기구 내 위원 7명은 WTO 분쟁에서 최고 판단자 역할을 한다.이 때문에 WTO 상소기구 위원은 국제 통상 분야에서 최고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는다.
공석이 생길 때마다 각 국이 자국 위원을 배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자리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장승화 서울대 교수가 1차 임기(4년)를 마치고 물러난 뒤 상소기구 위원으로 뽑혔다.상소기구 위원은 관례적으로 연임하지만 당시 미국이 WTO 상소기구의 세탁기 반덤핑 분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장 교수의 연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장 교수의 공석을 포함해 2명의 위원을 뽑는 선출 절차에서 일본, 호주, 대만, 네팔 등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임됐다.
산업부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주제네바 대표부 등 재외공관까지 나서서 후방에서 지원했다.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다자 무역체제를 옹호하려는 다른 나라도 물밑에서 김 본부장의 선출을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각계의 노력 끝에 김 본부장이 상소기구 위원으로 선출되자 '한국이 통상 외교 분야에서 쾌거를 거뒀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이처럼 어렵게 따낸 상소기구 위원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물론 통상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김 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협상 등 향후 민감한 통상 현안을 잘 처리할 적임자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경우 아까운 상소기구 위원 자리를 완전히 날릴 처지가 된 것이다.
통상 전문가는 "어렵사리 얻은 자리를 이렇게 포기한 만큼 다른 나라의 시선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다른 후보를 내더라도 공석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김 본부장의 위원 임기도 아직 많이 남았고 앞으로 WTO 제소도 줄줄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대목에서 우리가 중요한 자리를 포기한다는 점이 무척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상소위원은 국적에 따라 정하는게 아니라 어떤 특정인이 해당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하는 자질을 따져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김 본부장이 빠진다고 해서 우리가 갖는 추천권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통상 관련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누구든지 추후 다시 선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우리나라가 지금 당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가 한미 FTA 개정협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애초 FTA 협상 타결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김 본부장이 가장 적임이라고 봐서 기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WTO 상소기구 위원 사직 후 90일 전에는 정부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한 WTO 규정 위배 여부와 관련해서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그 규정의 취지는 해당 위원이 맡은 소송을 같은 기간에 마무리하게 하기 위한 취지로, 소송을 더 맡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