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제품에서 체험으로'…디지털혁명시대 생존전략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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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중심의 '명사적 생각'을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동사적 생각'으로 전환 필요‘진정한 의미의 디지털혁명은 지금부터 시작이며, 새로운 산업혁명은 디지털, 데이터,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3D 역량을 잘 조합해서 ‘제품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변신해 가는 데 달려 있다.’
디지털 접목한 나이키처럼 기존의 개념·영역 파괴하면 새로운 성과 거둘 수 있어
사물지능 혁명
이성호·유영진 지음 / 이새
이성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유영진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석좌교수가 함께 쓴 《사물지능 혁명》은 이 같은 주장을 담고 있다. 기술 변화라는 측면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다룬다.국내 저자들이 집필한 이런 종류의 도서 가운데 우수작으로 손꼽을 만큼 탄탄한 책이다. 서평자의 입장에서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나 정치 리더들도 일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의 것들이 무자비할 정도로 파괴될 수밖에 없는 시대 상황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찾는 데 실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4부로 구성된 책의 주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전체 얼개를 이해할 수 있다. ‘1부 디지털: 제품 중심의 경제가 체험 중심의 경제로’의 핵심은 세상이 명사 중심에서 동사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을 이해해야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2부 데이터: 학습을 통한 지능증강과 개인화 서비스’는 빅데이터와 기술학습, 그리고 지능증강의 주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독자에게 전달한다. ‘3부 디자인: 사물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는 디자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있을 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4부 미래 사회,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변화된 세상이 요구하는 인재상, 사물지능 시대의 사회 변화 등을 다룬다.명사 중심에서 동사 중심으로 변한다는 것에 대한 저자들의 견해는 이렇다. “제품 중심의 명사적 생각을 소비자 경험 중심의 동사적 생각으로 바꾸면 이전에는 경쟁자로 보이지 않던 업체들이 경쟁자임을 깨닫게 된다. 제품에 대한 기존 개념을 허물어뜨리는 디지털 시프트는 기존 제품의 개념과 영역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한 사물지능 기술의 눈부신 발전 추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센서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다른 사물 및 인간과 자율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비즈니스 모델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쉬운 사례로 제품의 유동화 사례는 넷플릭스의 선풍적인 인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승리를 구하는 기업들은 저마다 독특한 경험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디지털 기술을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해 새로운 경험가치를 만드는 ‘디지털 경험 디자인’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최신 사례와 트렌드, 연구 자료들은 우리 기업과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거대한 유연화를 향한 물결 속에 우리 사회가 역주행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사고의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