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황 전망] 주택시장 화두는 노후화…문재인 정부 '50조원 도시재생사업' 주목

채상욱 <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
상반기 건설시장은 국내 시장은 초호황, 해외 시장은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됐다고 요약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도 국내 시장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외 수주가 살아나느냐가 주가를 움직일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이 건설주뿐만 아니라 건축자재, 부동산신탁 관련주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

늘어나는 수주건설경기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올 1~5월 국내 건설사들의 누적 수주 규모는 6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5% 증가했다. 주택 수주가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민간 토목 수주가 증가한 덕분이다. 문재인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를 고려하면 국내 토목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부문은 2015년부터 3년째 사상 최고 수준의 수주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한 택지 공급 감소정책의 영향으로 수주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현 정부가 기존 주택을 개량하는 도시재생사업에 매년 약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이와 관련한 시장이 확대돼 주택 수주 감소를 일정 부분 만회할 것으로 본다.

종합하면 국내 건설 수주금액은 2015년 및 지난해와 비슷한 연 140조~160조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반면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올 들어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구조적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올 상반기 해외 수주금액은 163억달러(약 18조22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지만 2010~2014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60% 이상 축소된 수준이다.

새 정부 주택정책 영향은

문재인 정부 최초의 주택정책인 ‘6·19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은 오히려 주간 기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기존 주택시장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주택 노후화다. 전반적으로 주택이 노후화하는 가운데 신축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 5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신규 주택 공급이 없다면 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기에 기존 주택의 노후 정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주택 재건축·재개발뿐만 아니라 도시 재생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건축물을 유지하는 ‘존치 방식’만이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점차 다양한 도시재생사업 모델이 나타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주택 점유 형태다. 현재 다주택자가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80%대 후반에 달한다. 임차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전환을 촉진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임대차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 6%인 총 주택에서 차지하는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문 대통령 임기 말인 2022년 5월까지 8%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17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한 정책이 구체화되면 중소 건설사의 주택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식시장에 형성돼 있다.

도시재생 시대, 건자재주 ‘주목’올 1분기 건설주는 해외 발주 증가 기대에 전체 주식시장 상승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고 2분기에는 시장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반기에는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와 내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혼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선 해외 건설시장의 부활 여부가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시재생사업 확대로 수혜를 볼 업체도 주목해야 한다. 도시재생시장 규모는 현재 수천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년부터는 1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다. 기존 노후주택을 개량하면 석고보드 벽지 바닥재 단열재 가구 등 실내 인테리어 개량도 함께 이뤄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건자재 기업들이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부동산신탁사도 도시재생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부동산신탁사들은 신탁 방식 재건축을 무기로 정비시장에 진출했다. 신탁 방식 재건축은 과거엔 빠른 속도만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방배삼호, 신반포4차와 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정도다. 도시재생시장이 확대되면 민간 합작방식의 개발 형태도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신탁사들의 주가 상승을 기대해도 좋다.

채상욱 <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