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근접 출점 논란…공정위 "직권조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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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심각해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법 위반 혐의가 있을 시 직권조사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인근에 있는 한 빌딩에는 '세븐일레븐'과 'GS25' 편의점이 나란히 입점(사진)해 있다.
두 편의점은 건물의 1.5m 외벽을 두고 1층에서 동시에 영업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는 위탁가맹점(임대차 계약을 본사와 맺는 것)이며, GS25는 일반 점주가 운영하는 가맹점(임대차 계약을 점주가 맺는 것)이다.
원래 세븐일레븐 자리에 GS25 편의점이 있었지만 건물주가 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나갈 것을 요구하면서 기존 점주는 바로 옆건물에 편의점을 차렸고 2010년 건물주가 그 자리에 세븐일레븐을 연 것이다.지난 7월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바로 앞 한 고층 건물 위아래층에 나란히 편의점 2개가 들어선 것도 대표적인 근접 출점 사례다.
이 건물 1층에는 8년동안 운영한 GS25가 있지만 지난 7월 반지층을 매입한 또 다른 건물주가 직접 세븐일레븐을 열면서 논란이 됐다. 층별로 건물주가 다른 특이한 구조 탓에 빚어진 일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송도해수욕장 세븐일레븐 매장의 경우 점주와 상의해 폐점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2년 편의점, 카페 등 5개 업종에 대해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인접 지역에 무리하게 가맹점을 출점해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신규 출점 시 거리를 제한하도록 한 모범거래기준을 만들었다.
편의점 250ｍ, 제과·커피전문점 500ｍ, 치킨 800ｍ, 피자 1500ｍ 의 거리제한 규정을 두고 그 안에 동일 브랜드 점포를 낼 수 없도록 한 것이다.하지만 이 기준은 업종별 상위업체로 대상을 한정해 형평성을 어겼다는 점과 상권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거리를 제한했다는 점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계로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끝에 2015년 폐지됐다.
모범거래기준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강제적인 효력이 없다는 점도 폐지의 이유가 됐다.
다만 당시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가맹본부와 점주가 가맹계약서를 쓸 때 서로 협의에 따라 영업지역을 개별적으로 설정하도록 한 것이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규정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당시 공정위 기준을 준용해 여전히 250m를 임시 범위로 쓰고 있다.
이마저도 동일한 브랜드의 편의점만 해당하고,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 서로 인접해 들어서는 것은 법적으로 막을 길이 없다.
공정위는 일단 민원을 받아 본사와 점주 간 계약 시에 부당한 점포 출점 사례가 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공정위 관계자는 "편의점도 프랜차이즈 업종에 속해 있는 만큼 부당한 출점 사례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는 대상 중에 하나"라며 "법 위반 행위가 드러나면 직권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