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으로 내 집 마련 기회"…청약시장 이젠 실수요자가 주도
입력
수정
지면A22
청약제도 정비로 다주택 차단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에서 1순위 자격 강화(청약통장 가입 후 2년 및 납입횟수 24회) 등 청약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신혼희망타운)을 건립하는 등 내 집 마련 문턱도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인기지역 무주택자 '관심'
건설사는 '실수요 마케팅' 전환
수도권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DMC 에코자이’ 아파트는 416가구 모집에 8216명이 접수해 평균 1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C㎡ 타입은 6가구 모집에 531개 청약 통장이 몰리며 89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6·19 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신길 센트럴자이’(평균 57 대 1),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평균 38 대 1)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쟁률이라는 평가다.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단지로 주목받은 경기 성남시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도 평균 22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당해 지역에서 마감됐다. 518가구 모집에 1만1389명의 성남시민이 청약 통장을 던졌다.
서울 성수동의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단지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1순위 277가구 모집에 584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 2.1 대 1을 나타냈다. 15개 타입 중 7개 타입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하반기 서울 잠원동, 공덕동,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등 인기 주거지역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이 많다”며 “대책이 나왔지만 입지가 좋은 곳엔 여전히 실수요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은 이번 대책을 기점으로 프리미엄(웃돈) 투자를 부추기는 ‘가수요 마케팅’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찾아나서는 ‘실수요 마케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 주택의 가점제 비율이 100%로 높고 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이 전국에서 2년간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양도세도 강화돼 투자자가 청약받을 확률이 낮다. 장영호 씨엘케이 사장은 “민영주택의 예비 입주자 선정 때도 가점제를 우선 적용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제도가 정비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에게 분양 단지의 장점과 미래 가치를 알리는 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대책에서 처음 선보인 신혼희망타운도 실수요자 기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당장 과천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노른자위 땅에서 3만 가구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임대주택뿐 아니라 공공분양 주택이 포함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다. 대형 건설사 분양팀장은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가 중대형 아파트 실수요자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김진수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