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삼계탕 잘 먹기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立秋)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날씨는 무척 더운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미 복날이 다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먹는 사람이 제법 많다. 심지어 그동안 더운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느라 힘들었으니 기력 보충의 의미로 바로 지금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예전에 비해 여름이 길어진 까닭에 늦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는 말도 옳기는 하다.

삼계탕은 따뜻한 성질을 지닌 닭고기에, 역시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인삼을 같이 넣어 끓여 먹는 음식이다. 인삼과 닭의 이름을 따서 ‘삼계탕(蔘鷄湯)’이 된 것이다. 얼핏 더운 여름에 더운 음식을 먹는 것이 옳지 않은 말처럼 들리지만 한의학적으로는 단순히 ‘이열치열(以熱治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몸은 여름철 바깥 기운에 적응하기 위해 몸 바깥의 피부는 뜨거워지지만 반대로 몸속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진다. 이런 현상은 날씨가 더우면 더울수록 더 심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날씨가 제일 더운 삼복(三伏)에 상대적으로 몸속은 제일 차가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본래 사람 배 속의 위장은 따뜻해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만약 속이 차가우면 복통, 설사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여름에 차가운 아이스크림 등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일반적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옛날에 배탈이 나면 아랫목 따뜻한 곳에 배를 깔고 지지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이유로 여름에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고 한 것인데, 삼계탕은 바로 이 원리에 딱 적합한 음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손발이 차거나 배가 차서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삼계탕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닭고기, 인삼과 더불어 들어가는 찹쌀이나 대추 등도 모두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물론 열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삼계탕에 들어 있는 대추가 중금속이나 지방 등의 독소물질을 다 빨아들이기 때문에, 정작 먹을 때는 대추를 아예 빼서 버리고 먹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삼계탕의 대추 속에 있는 성분이 다른 재료들과 차이가 없음이 밝혀져 근거 없는 속설로 확인됐다. 황기, 대추, 찹쌀, 밤 등의 재료 등은 배를 따뜻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