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조르주 쇠라 '샤위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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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빛의 프리즘을 통해 새어 나오는 작은 색점들의 혼합, 은은한 명암 대비와 질감은 화면 분위기를 확 바꿔 놓는다.네덜란드 오터를로에 있는 크뢸러뮐러미술관에 소장된 이 그림 역시 색채이론에 과학을 접목한 점묘화풍의 걸작이다. 어느 날 파리 공연장에 들른 쇠라가 당시 유행한 캉캉춤이라 불리는 샤위춤을 보고 영감을 받아 그렸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거만한 표정으로 캉캉춤을 추는 네 명의 무용수 모습을 십(十)자형 붓터치로 모자이크처럼 구축했다.
무용수들의 높이 치켜 올라간 다리, 꼿꼿하게 선 몸과 머리를 마치 스냅사진처럼 포착해 음악적 선율까지 시각화했다. 한 화면에 음악적 긴장감과 과학적 색채 미학을 동시에 아우른 게 흥미롭다. 쇠라는 오케스트라가 화성법과 대위법으로 선율의 조화를 만들어내듯 미술에서도 색과 형태를 과학적인 일정한 규칙으로 사용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여겼다. 생전에 ‘예술은 하모니’라고 한 쇠라의 말이 실감 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