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은 청산 대상' 발언은 헛발질"

KBS '냄비받침' 출연…"전 정권 사찰이 정치참여 원인 중 하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청산되어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이라고 발언했던 데 대해 "헛발질 한 번 한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박 시장은 8일 저녁 방영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자신을 잘 품어줬다며 "형님은 역시 형님"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지만 문 대통령이 3살 위다.

박 시장은 34년간 인연을 이어온 문 대통령에 대해 "변함이 없다"며 "늘 신중하고 차분해 사람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말했다.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에 뛰어든 계기를 이전 정부의 사찰 때문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제가 하는 사업을 전부 방해해 안 되게 하고, 강의를 나가면 참석자가 누구인지 조사했다"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인데 어떻게 시민을 상대로 사찰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당시 4년간 월급 전액을 박 시장이 만든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환경미화원, 소방관에 대한 공적 보상을 확대하는 데 쓰겠다는 박 시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박 시장은 "당시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서울시의 국립극장 대관도 금지하는 등 일일이 간섭해 탄압한 것이 정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오랜만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 시장은 "지난 정권 때는 방송이 다 취소돼서 한 번도 못 나왔다"며 방송출연이 뜸했던 사연도 밝혔다.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런 얘기를 하면 '불충'"이라고 받아넘겼다.

어떤 시장으로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서울을 걷고 싶은 도시, 일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