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앞두고… 자동차주 '급브레이크'

현대차 2.7%·기아차 4.4% 하락
쌍용차, 4일째 약세 '1년 최저가'
자동차주가 3조원대 규모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판결을 앞두고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회사 측이 패소하면 막대한 부담을 떠안을 뿐 아니라 다른 업체로도 소송의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기아차 주가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50원(4.45%) 내린 3만54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15억원, 11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현대차 주가도 전날보다 4000원(2.70%) 하락한 14만40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는 나란히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쌍용차 주가는 4거래일 연속 떨어져 최근 1년 내 최저가인 598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차는 지난 7년간 이어져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2011년 6869억원의 집단소송을 냈다. 2014년에는 조합원 13명이 약 4억8000만원의 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이 증가하면 수당과 퇴직금도 함께 오른다.

이 소송에서 회사 측이 지면 당장 1조원의 임금과 소멸시효 3년을 감안한 소급분까지 합쳐 최대 3조원을 노조에 지급해야 한다. 판결 즉시 충당금 적립 의무가 발생해 올 3분기 이후 기아차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장문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뜩이나 자동차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기아차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2조4615억원)보다 26.10% 줄어든 1조8191억원이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이 노조 승리로 결론이 나면 기아차에 3조원의 부담이 생길 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나 대기업 노조에서 추가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산업계 전반이 큰 혼란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