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선 발사, 2020년으로 연기

제작 늦어져 테스트 지연
2단계 사업도 차질 불가피
달 탐사계획 전반 재조정
내년에 시험용 달 궤도선을 발사하려던 계획이 2020년으로 늦춰지면서 한국의 달 탐사 계획 전반이 재조정될 위기를 맞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경기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달 탐사 1단계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이같이 결정했다.달 탐사 사업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해 해외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리는 1단계 사업(2018년)과 한국형 발사체에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을 실어 보내는 2단계 사업(2020년)으로 구성된다. 이번 결정은 1단계 사업을 2년 늦추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2단계 사업도 당초 목표 2020년보다 몇 년 늦춰질 공산이 커졌다.

정부가 달 탐사 계획을 처음 내놓은 것은 2007년 11월이다. 우주개발 세부실천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202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에 궤도선을, 2025년까지 달 착륙선을 보내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단계 사업을 2017년으로 당겼지만 예산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해 다시 2018년으로 연기했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점검위원회를 꾸려 올해 2~4월 사업 전반을 점검한 결과 궤도선의 시스템 및 본체 설계가 3개월 정도 늦어진 데다 궤도선의 임무 수명과 탑재체 수가 늘어 추가로 조립·시험 기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배태민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촉박한 개발 일정에 맞춰 서두르기보다 개발 기간을 2년 연장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달 탐사 2단계 사업 착수 및 추진 시기는 전문가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을 통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