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빨판 모양 피부 마사지기…치료용도 선보일 것"

장태순 보스킨헬스케어 대표
‘입으로 고름을 짜내는 원리를 마사지에 이용해보면 어떨까.’ 피부를 밀어내면서 동시에 흡착하면 마사지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였다. 우연한 계기로 떠오른 이 아이디어로 보스킨헬스케어는 출발했다.

보스킨헬스케어는 3년간의 준비 끝에 2010년 설립됐다. 장태순 대표(58·사진)는 2007년부터 홀로 마사지기 개발에 들어갔다. 수중에는 자본금 1000만원뿐이었다.구상한 도면을 직접 그려 경기 시흥 시화공단에 있는 공작소를 10번 넘게 찾아갔다. 만들고, 실험하고, 고치고를 3년간 반복한 끝에 2010년 첫 제품이 탄생했다. 피부 마사지기 ‘KARA’였다. 피부에 닿는 마사지기 표면은 빨판을 본뜬 모양으로 제작했다. 마사지기로 피부를 밀면서 동시에 진공원리를 이용해 피부를 빨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장 대표는 개발을 제외한 생산, 마케팅, 영업 등은 외부에 맡겼다. KARA에 필요한 부품은 20개 협력사에 외주를 줬다. 최종 조립은 KARA 출시 후 새로 채용한 직원들과 장 대표가 직접 했다. 영업·마케팅은 유통업체에 위임했다. 갓 태어난 중소기업의 한계를 인식한 장 대표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KARA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시된 이듬해까지 4만 대가 팔렸다.

입소문이 나자 여러 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제안하는 러브콜이 쇄도했다. 보스킨헬스케어는 2014년부터 OEM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자체 영업망이 없는 상태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자체 브랜드보다 OEM 방식이 수익성 면에서 나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중국과 스페인 업체에 1만2000대, 1000대씩 납품했다. 국내 업체에도 지난해까지 4만 대를 납품했다.보스킨헬스케어는 기존 피부 미용 마사지기에 더해 치료용 마사지기 ‘보스킨 페인킬러’도 이달 선보인다. 빨아들이면서 동시에 밀어내는 기본 원리는 KARA와 같지만 가열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1월 ‘근육통증, 염증치료용 마사지 장치’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서 특허를 받았다.

장 대표는 “마사지를 하면서 동시에 42도의 온열을 가해 염증을 치료하는 원리”라며 “동물실험 결과를 특허청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에는 KARA에 피부를 안정시켜주는 LED(발광다이오드) 빛과 림프 순환을 돕는 기능을 추가한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