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암·상해보험 등 GA 인보험 시장서 확고한 1위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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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경수 메리츠화재 전략영업총괄 부사장“메리츠화재의 올해 목표는 암·상해보험과 같은 GA(법인대리점) 인보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5% 이상을 꾸준히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경수 메리츠화재 전략영업총괄 부사장(사진)은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보다 수익성이 좋고 수익 편차가 심한 기업성 보험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올해 경영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이 부사장은 1990년 메리츠화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몸담고 있는 ‘정통 메리츠맨’이다. 임원 승진을 하기 전까진 주로 영업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1년 임원 승진 이후엔 채널 전략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GA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엔 이 부사장의 공이 크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GA시장 경쟁력 높일 것
손해보험 GA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해마다 5~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올해 인보험 GA시장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보험은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되는 계약이기 때문에 손보사 자산운용의 종잣돈이 된다. 원수보험료란 손해보험사가 신규 계약에서 받은 첫 보험료에서 재보험사에 넘긴 부분을 뺀 수치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같은 중형급 보험사로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과 같은 큰 회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GA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 부사장은 “메리츠화재가 GA 인보험시장에서는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위”라며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넘은 만큼 꾸준히 격차를 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GA를 통한 보험 가운데 불완전 판매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철저한 심사를 통해 이 같은 계약을 제대로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GA채널에서 맺은 보험계약의 13회차 유지율이 8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13회차 유지율이란 보험에 가입한 이후 13개월째 계약을 유지하는 고객 비율이다. 1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설계사가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권했다는 의미다. 이 부사장은 높은 유지율을 기록한 비결로 “철저한 사전·사후 검증 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보험계약 이후 7개월이 지났을 때 해지되거나 보험료 납입이 불규칙한 불량 계약으로 확인되면 GA에 지급한 수수료를 모두 환수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GA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GA와 오랜 기간 상생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상품 다양화도 추진”
이 부사장은 GA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품 다양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소속 설계사가 500명 이상인 대형 GA는 소비자에게 비슷한 보험 상품 세 개 이상을 비교 설명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이 다른 보험사에 있는데도 대리·중개 계약을 맺은 회사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도입한 제도다. 이 부사장은 “소규모 GA도 대형 GA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화재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GA시장에 여러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치아보험, 저해지환급형 보험 등도 출시했다. 그는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12개 보험상품을 GA시장에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부사장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점을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에서 경쟁사가 많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치아보험의 경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구분 없이 팔고 있으며 뇌와 심장질환 관련 보험도 두 영역의 경계가 거의 없어지는 추세다.
전속채널도 강화
메리츠화재는 GA채널뿐 아니라 전속 설계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주도로 지난해 6월 점포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초대형 점포전략을 도입한 게 대표적인 추진 사례다. 메리츠화재는 전국 12개 지역본부 산하 221개 점포를 102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했다. 또 상위 관리조직을 없애고 지역과 점포별 특성에 맞게 신속하고 자율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며 비용절감에 나서는 한편 희망퇴직도 시행했다. 이 부사장은 “여기서 줄인 비용을 능력있는 설계사를 육성하는 데 쓴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메리츠화재는 설계사 승격 제도도 개편했다. 이전에는 설계사 중 오래 일한 사람 혹은 실적이 좋은 사람을 팀장으로 임명해 조직을 관리하게 했다. 지난해부터는 신입 설계사를 영입해 본인 포함 3명의 설계사가 모이면 팀장으로, 40명이 보이면 본부장으로 승격시켰다. 이 부사장은 “조직의 장(長)에게는 팀 실적에 따른 직책 수당을 주고 있다”며 “그만큼 자율적인 설계사 영업관리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 설계사들의 지난해 연평균 수당은 2746만원으로 2015년 2167만원에서 600만원가량 늘었다. 설계사 수가 2015년 대비 지난해 771명 늘었지만, 이보다 수수료 증가폭이 더 컸다는 의미다. 이 부사장은 “그만큼 메리츠화재의 매출 규모가 커진 셈”이라며 “설계사가 근무 환경에 만족해야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