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끈 서울대 '시흥캠퍼스' 급물살 타나

대학본부·학생 협의회 '빈손' 종료
대학 "이견 있지만 철회 어렵다"
R&D시설 등부터 곧 착공 계획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갈등 해소를 위한 대학본부와 교수, 학생 간 협의회가 ‘빈손’으로 끝났다. 한 달간의 협의에도 양측은 공동합의문 작성에 실패했다. 서울대는 협의회 결과와 관계없이 시흥캠퍼스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달 11일 발족한 ‘시흥캠퍼스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협의회)가 10일 여섯 번째 회의를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양측은 한 달간 시흥캠퍼스 조성의 필요성과 해당 사업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논의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6차 협의회 후 대학본부, 교수, 대학원생 대표 등 6명과 학생 대표 2명의 기자회견이 따로 열렸다. 마지막까지 갈라진 모습을 노출하고 말았다.
학생들은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폭력사태에 대한 사과 등이 담긴 총장 담화문 발표와 관련 직원 파면 △시흥캠퍼스 사업이 자본의 부동산개발 이득에 근거한다는 점 인정 △학생참여제도 마련 △징계 전면 백지화 및 형사고발 철회 등이다.

대학 측은 이 중 학생 참여 확대에 공감했다.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원활한 소통 의지도 재확인했다. 징계 철회와 관계자 파면 요구가 발목을 잡았다. 현실적으로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라는 게 서울대의 판단이다.

협의회 활동이 끝나면서 시흥캠퍼스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분석이다. 이근관 서울대 기획처장은 “4차 산업혁명 대비 연구개발, 대외공신력 등을 감안할 때 시흥캠퍼스 사업 철회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14일께 성낙인 총장의 담화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폭력사태 발생 등을 사과하고 학생들과 소통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서울대는 기획부총장이 위원장인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가칭)’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캠퍼스 구상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학생들의 반발이 적은 교직원 아파트, 대학원생 기숙사,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개발(R&D)시설 등부터 착공할 전망이다. 이 처장은 “공동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